▲ 강영아 한국폴리텍대학 홍성캠퍼스 교수 |
대학의 문턱은 높았으나 취업의 문턱은 그리 높지도 않았었다. 그 시절 대학 졸업장은 취업으로 이어지는 일종의 자격증과도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대학에 가야한다고 생각하던 시절도 아니었다.
물론 그 시절에도 이력서에 기재하기 위해 여러 가지 자격증도 따고 어학시험도 보고 했지만 오롯이 그러한 스펙을 쌓아 취업을 하고자 휴학을 하는 일은 결단코(?) 없었다.
지난 9월 16일 산업계, 학계, 교육훈련기관 등 각계 전문가들이 모여 능력중심사회를 위한 NCS활용방안을 모색하는 국가직무능력표준(NCS) 세미나가 개최되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도 벌써 2년이 다 되어간다. 박근혜 정부의 4대 국정기조 중 하나는 바로 국민행복이었고 이를 목표로 하는 국정과제 73번이 바로 학벌이 아닌 능력중심 사회 만들기였다는 점을 다시 한번 되돌아봐야겠다.
'학벌이 아닌 능력중심 사회.' 학벌, 영어점수 등 스펙중심이었던 기업의 채용문화도 점점 바뀌어가고 있으며 NCS가 신입사원 채용뿐만 아니라 승진 등 사내 인사시스템에도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NCS가 무엇이고 왜 필요한지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NCS는 쉽게 이야기하면 A대학 B학과를 졸업하면 최소 수준의 기술과 기초능력을 갖추게 된다는 의미이며(NCS는 직무능력을 8수준으로 나누고 있는데 전문대학 및 4년제 졸업자의 경우는 대개 4수준을 갖추게 된다는 것이다. 특정한 수준의 특정기술을 요하는 회사에서는 그러한 직무수준을 갖춘 구직자를 채용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리하면 회사에서는 신규 채용자가 입사 후에 별도의 재교육을 시킬 필요 없이 현장에 바로 투입해 근무할 수 있다는 것이 NCS의 취지다.
실제로 영어영문학과를 나왔지만 영어를 한마디로 못하고, 기계공학 전공자가 이론에는 뛰어나나 실무능력은 전혀 갖추고 있지 못한 경우도 부지기수인 현실에서, NCS의 도입은 기업이 요구하고 근무현장에서 실제로 필요로 하는 실무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고자 함이 목표다.
NCS가 소개된 이후 각 분야의 수많은 전문가들이 훈련과정을 편성하고 또 그에 맞추어 훈련을 실시해오고 있다. 우리의 NCS가 벤치마킹한 호주나 영국은 오랜 시간을 거쳐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이제는 완전한 직무능력교육 및 훈련시스템을 운영해 오고 있다.
우리의 NCS가 그들처럼 정착되기 위해서는 잘 짜여진 교육 및 훈련과정도 필요하지만 엄격하고 철저한 평가 역시 그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제대로 일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여 기업이 신뢰하고 채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 지금까지처럼 NCS가 빛좋은 개살구가 되어 또다시 교육과 훈련 따로, 능력 따로, 채용 따로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철저한 교육 및 훈련과정 운영과 엄격하고 정확한 평가가 보장되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겠다.
강영아 한국폴리텍대학 홍성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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