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대전 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에 한 건의 사건신고가 접수됐다.
시각장애인 A(45ㆍ여)씨가 “3년 전 가출한 남편의 생사를 알고 싶다”며 경찰에 도움을 청했다. 아이들이 계속 아빠에 대해 묻는다며 살아는 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김성중 경위와 이 세 모녀의 인연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김 경위는 타 지역에서 남편을 찾았지만 이미 가정을 꾸리고 살고 있는 상태였다.
고민 끝에 이 사실을 알린 김 경위는 “생사라도 알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하는 A씨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다. 구청 등에 자문을 구해 두 딸이 장학금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자매는 청송장학재단에서 4번에 걸쳐 360만 원의 장학금을 받았다.
김 경위는 중부경찰서로 근무지를 옮긴 이후에도 계속해 세 모녀를 도왔다.
한옥마을 청소년캠프와 스키캠프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주고 매달 참고서를 사라며 2만 원씩 지원하고 있다.
가족여행을 한 번도 가지 못한 세 모녀를 청남대 소풍에 초대해 첫 여행의 추억을 만들어주기도 했다.
김 경위는 “불편한 몸에도 세상에 굴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세 모녀에게 키다리 아저씨가 되고 싶다”며 “아이들이 다 클 때까지 옆에서 돕겠다”고 말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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