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농혁신]학교 텃논은 '꼬마 농사꾼' 최고의 인성 교육장

[3농혁신]학교 텃논은 '꼬마 농사꾼' 최고의 인성 교육장

벼베기·떡방아찧기 '소중한 추억'…생육과정 관찰 등 교육효과도 커

  • 승인 2015-10-12 14:16
  • 신문게재 2015-10-13 13면
  • 내포=유희성 기자내포=유희성 기자
●'학교 텃논' 교사들의 평가는 …

충남도의 도심 속 학교 논을 체험한 교사들이 도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 어떤 이론 교육보다 도가 지원한 학교 내 텃밭이 피부에 닿는 효율적인 체험 활동이 됐기 때문이다.

▲서효순 서울 흥인초 교장=대도시 학교의 특성상 아이들이 벼농사 경험을 갖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이에 홍인초는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하는 충남 친환경 농업인 연합회의 협조를 얻어 친환경 벼농사 체험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친농연에서 파견된 지도사들이 아이들에게 직접 모내기를 가르쳤습니다. 등·하굣길 벼의 생육과정을 눈으로 본 학생들은 우리 주식인 쌀에 대해 자세히 알고 친근하게 느끼게 됐습니다. 이와 함께 쌀을 얻기까지 농부들의 수고와 정성, 그들에 대한 고마움까지 마음 한쪽에 새겼습니다.

자신들이 심은 벼가 가을에 추수되는 과정, 즉 벼 베기, 탈곡하기, 방아 찧기, 떡메치기 등 도시에서 접할 수 없는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여는 마당에서 친농연 회원들이 보여준 신명나는 농악놀이와 일일이 학생들의 손을 함께 잡고 탈곡기를 돌려 농업과 농촌 문화를 체험케 해준 수고로움에도 감사드립니다.

▲박향정 서울 대신초 교사=서울에 살다 보면 농사라든가 농촌풍경이 익숙하지 않습니다.

벼 모내기 체험은 참 새로운데 현장에 가지 않고 학교에서 체험할 수 있다는 점도 상당히 효과적입니다. 아이들에게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준 것 같아 정말 고맙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모를 심고 그 모가 무럭무럭 자라고, 벼가 누렇게 익어서 고개를 숙이는 과정을 보는 것은 즐거움이었습니다.

가을에 벼가 익으니 동네 참새들이 몰려와 벼를 먹는데, 이 또한 진풍경이었습니다. 정겨웠습니다. 수확의 기쁨도 한껏 누렸습니다. 사실 수확량은 많지 않지만 직접 벼를 훑어내는 체험, 떡방아를 찧는 체험, 짚 공예체험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기회를 제공해 줘 정말 고맙습니다. 추수하는 날 아이들은 한없이 행복해하며 농사의 기쁨, 수확의 기쁨을 누렸습니다. 좋은 기회를 올해에도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이상민 대전 산성초 교사=텃논 체험을 하며 아이들이 농사와 식물에 대한 관심을 두게 되고 교실에 갇혀만 있는 아이들에게 친환경적인 교육을 할 수 있게 돼 의미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자라나는 벼의 모습을 보며 식물의 한 살이에 대한 관찰을 할 수 있었습니다.

교사 또한 학생들에게 수업 시간 교실 내에서 할 수 없었던 식물의 모습들을 직접 보여 주며 활기찬 활동을 할 수 있게 돼 만족감이 높았습니다. 아이들의 소감문을 보면, 처음에는 모내기하며 흙이 손에 묻어 더럽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현재 아이들은 흙이 더러운 것이 아니라 중요한 것이라는 걸 깊이 깨달았습니다.

텃논 사업이 아이들에게 많은 체험을 할 수 있고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만큼 체험인력과 기회를 늘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맹규찬 천안 쌍정초 교사=쌍정초는 텃논 사업을 시작한지 4년째입니다. 3월 새학기를 시작하고 아이들을 맞으며 한 뼘 농장에 작물을 심다보면 질문을 합니다.

“선생님 올해는 벼 안 심어요?”, “언제 심어요?”, “우렁이도 넣어요?”, “추수행사는 언제 해요?”

어느덧 아이들도 초보 농사꾼이 되어 벼농사에 관심을 두고, 모를 심어 추수행사를 할 때까지의 과정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농부가 1년 농사를 짓고자 봄을 준비하는 것처럼 아이들의 마음가짐은 농부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학생들은 벼를 기르는데 평일과 휴일을 가리지 않습니다. 주말에 운동장에 축구시합을 하러 나왔다가 텃논에 물이 말라있으면 호스를 이용해 물을 주기도 합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고 자발적으로 하는 행동입니다.

물주기를 통해 책임감까지 배우는 것입니다.

또 우렁이가 텃논 밖으로 나와 돌아다니면 잡아서 다시 텃논에 넣어주기도 하고, 텃논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길에서 죽은 우렁이를 보면 매우 안타까워하기도 합니다.

텃논 사업은 단순히 벼만 기르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은 집 나온 우렁이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과 사랑을 몸으로 배우며 실천하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땀을 흘리며 때로는 더운 여름날 친구들과 물장난도 치면서, 학생들은 텃논에 물을 대고 벼가 잘 자라기를 바랍니다.

추수행사를 통해 수확한 쌀로 급식하는 날이면 학생들은 다른 날에 비해 양볼가득 뿌듯함과 행복을 담아 맛있게 밥을 먹습니다. 모내기부터 추수행사에 이르기까지 학생들은 벼의 전 생육과정을 직접 체험하면서 책임감, 사랑, 성취감, 행복을 느끼며 함께 크고 있습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가을단풍 새 명소된 대전 장태산휴양림…인근 정신요양시설 응급실 '불안불안'
  2. [사설] 의료계 '정원 조정 방안', 검토할 만하다
  3. [사설] 충남공무원노조가 긍정 평가한 충남도의회
  4. 대전사랑메세나에서 카페소소한과 함께 발달장애인들에게 휘낭시에 선물
  5.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1. 제90차 지역정책포럼 및 학술컨퍼런스 개최
  2. 국방과학일류도시 대전 위한 교류장 열려
  3. '한국탁구 국가대표 2024' 나만의 우표로 만나다
  4. 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학술적 업적 수상 잇달아…이번엔 국제학자상
  5. 건양대병원,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새 수술센터 개소'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