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날 연휴를 맞는 극장가는 화성을 배경으로 한 SF대작 '마션'과 피터팬의 탄생과 성장을 다룬 판타지 어드벤처 '팬', 배우 이선균이 변호사 역에 도전하는 '성난 변호사' 등이 눈길을 끈다. '마션'의 흥행강세가 예고되는 가운데 이선균의 티켓파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편집자 주>
에이리언(1979년)으로 SF 장르의 포문을 연 명장, 리들리 스콧 감독이 '프로메테우스'(2012) 이후 3년 만에 내놓은 SF 블록버스터다. 리들리 스콧의 기존 작품에 반했던 팬들은 스케일 큰 영상과 화려한 비주얼을 기대하겠지만 이번 '마션'은 기존의 SF와는 차원이 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 비주얼은 다소 밋밋하다고 할 정도지만 터무니없는 '공상'이 아니라 실제로도 가능한 '과학'에 방점을 찍었다는 점에서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NASA로부터 영화의 시나리오부터 제작의 대부분 과정을 검증 받았다고 한다.
맷 데이먼이 시나리오에 반해 단번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할 만큼 맷 데이먼의 매력이 제대로 살아나는 작품이다. 지적이면서도 긍정적이고 포기할 줄 모르는 마크 와트니의 캐릭터를 100% 소화했다. 인터스텔라에 악역으로 등장했던 맷 데이먼은 까마득히 잊혀질 듯.
영화를 보고 나면 영화 '그래비티'와 '인터스텔라'가 떠오르기도 하지만, 그 두 영화와는 또 다른 여운을 남긴다. 추억의 음악들이 영화의 '듣는 재미'를 더한다. 홀로 남겨진 마크 와트니가 화성에서 들을 수 있는 음악이 디스코 장르 밖에 없다며 괴로워하는 장면이 웃음과 함께 영화에 밝고 희망적인 재미를 더한다. 도나 썸머의 'HOT STUFF', 데이비드 보위의 'Starman', 아바의 'Waterloo' 등이 귀에 쏙 들어온다.
참고로 '마션(Martian)'은 형용사로는 '화성의' '화성에서 온' 등의 뜻으로 쓰이며 명사로는 '화성인'을 뜻한다.
재판 당일, 사사건건 부딪히는 후배 검사 '진선민'(김고은)의 반론에 맞서 조목조목 반박하는 변 변호사. 언제나 그렇듯 승리를 확신하는 순간, 용의자가 자신이 피해자를 살해했다고 자백한다. 갑작스런 자백에 판세는 뒤바뀌고, 변변은 승소를 위해 증거를 조작했다는 의혹과 함께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되는데….
지난해 '끝까지 간다'의 형사 역할로 34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배우 이선균이 이번에는 변호사로 돌아왔다. 변호사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기존 법정영화의 틀에서 벗어난 재미를 보여준다. 법정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벗어나 서울 도심 곳곳을 누비며, 직접 발로 뛰는 추격액션에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한다. 인파로 붐비는 한강 부지에서 오토바이를 쫓기 위해 발로 뛰는 추격전, 미궁 속의 범인과 벌이는 육탄전까지 다양하다. 또한 대한민국 영화 사상 최초로 대법원 로케이션을 통해 극에 현실성을 높였다. 배우 김고은이 이선균과 첫 호흡을 맞췄지만, 두 사람의 러브라인이 크게 살아나지는 못했다는 평이다.
▲슬로우 웨스트=19세기 서부개척시대의 현상금 사냥꾼 사일러스(마이클 패스벤더)는 숲에서 미국 원주민을 사냥하는 북부군으로부터 16살짜리 소년 제이(코디 스밋-맥피)를 구해준다. 제이는 아버지와 함께 서부로 떠난 여자친구 로즈(카렌 피스토리우스)를 만나기 위해 스코틀랜드에서부터 미 중서부인 콜로라도까지 머나먼 길을 혼자 찾아가던 중이다. 사일러스는 제이에게 돈을 좀 주면 여자친구에게 무사히 데려다 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사실은 로즈와 그녀의 아버지에게 엄청난 현상금이 걸려 있고, 사일러스는 현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제이를 이용하려고 하는데….
19세기 서부 개척시대의 현상금 사냥꾼 사일러스가 16살 소년 제이와 동행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각기 다른 목적을 갖고 서부로 향하는 두 남자의 여정을 천천히 그려낸 작품이다. 제31회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월드시네마)을 수상했다. '피치 블랙 하이스트'(2011)로 데뷔한 존 매클린 감독의 두 번째 연출작이다. 마이클 패스벤더가 주연은 물론 기획까지 맡아서 눈길을 끈다.
'슬픈데 웃기다. 잔인한데 아름답다'는 평이 눈길을 끈다.
▲팬=영원히 자라고 싶지 않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 아무도 몰랐던 피터팬 이야기. 피터팬, 그 전설이 시작된다. 갓난아기였을 때 고아원에 버려져 여느 소년들과 다름없이 자란 '피터'는 네버랜드를 장악한 해적 '검은 수염' 일당들에게 납치되어 끌려가면서 자신의 출생에 얽힌 비밀을 알게 된다. 검은 수염은 '하늘을 나는 소년이 나타나 자신에게 대적한다'는 예언의 주인공이 피터임을 알아채고 그를 제거하려 한다. 이에 피터는 검은 수염에게 대적하기 위해 네버랜드에서 만난 후크와 힘을 합치게 되는데…. 피터 팬의 이전 이야기를 다룬 '프리퀄'작품이다. 원작이 다루지 않았던 피터 팬의 탄생과 네버랜드의 기원을 담고 있다. 평범했던 한 소년이 네버랜드로 여정을 떠나면서 전설적 영웅인 피터팬으로 거듭나는 시작점을 그렸다.
▲안녕, 전우치! 도술로봇대결전=현대의 서울과 500년전 조선 시대를 오가며 펼쳐지는 전우치와 전우치 친구들의 이른바 '도술 어드벤처'이다.
조선시대에서 백성을 괴롭히는 왕을 혼내준 뒤 입술 엘리베이터를 타고 500년의 시간을 훌쩍 넘어 2015년 현재로 오게 된 전우치는 서울 부암동으로 이사 온 초등학생 석이와 무술 신동 산초를 만나게 되고 셋은 친구가 된다. 그 사이 조선에서는 전우치의 친구이자 라이벌인 도사 우당탕과 왕이 손잡고 전우치에게 복수를 계획하며 비밀병기 도술로봇까지 만들게 된다.
순수 국내 제작 애니메이션이다. '개똥이네 놀이터'에 연재된 하민석 작가의 만화 '안녕, 전우치?'가 원작이다. 2009년 한국콘텐츠진흥원 기획만화 창작지원 당선작이기도 하다. 세종대왕, 탈곡기, 신윤복, 김홍도 등 실제 역사 속의 이야기를 재미있는 패러디로 담아내고 있는 점도 볼만하다.
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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