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창귀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경제조사팀장 |
이러한 차이나 리스크는 우리지역에 어떤 영향을 줄까?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지역은 다른 지역보다 더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충남의 대중수출의존도를 보면 44.6%로 전국의 25.4%에 비해 훨씬 높고 대중국 수출에 특화된 정도를 나타내는 수출특화지수도 충남이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수출 동향을 보더라도 충남의 대중국 수출 감소폭이 전국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1~7월중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이 2.8% 감소한 반면 충남은 5.3%나 감소했다. 품목별로 보면 우리지역에서 가장 큰 수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와 석유화학 제품 등에서 감소폭이 특히 컸다.
이러한 현상이 단기에 그치면 좋겠지만 향후에도 중국경제가 쉽게 좋아질 것 같지 않아 걱정이다. 세계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경제 성장률은 올해 6.9%에서 내년에는 6.7%로 둔화되고 2017년에는 6.5%에 머물 전망이다. 중국 사회과학원, 중국 국가통계국 등이 발표한 장기 성장 전망을 보더라도 향후 성장률이 추세적으로 하향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 그 외에 여러 지표에서 중국경제 성장이 둔화될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데, 가령 경기선행지수가 작년 4/4분기 99.1에서 7월 현재 98.7로 낮아진 상태고 국가통계국이 발표하는 제조업구매자 관리지수도 보통인 50을 하회해 경기 수축을 예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출과 연관된 산업뿐만 아니라 지역의 내수도 어려워지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이 계속될 경우 충남경제의 지속적인 성장 기반도 훼손될 우려가 있다.
그러나 위기는 항상 기회를 수반하므로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지역경제의 새로운 성장모멘텀을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은 중국발 리스크의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다양한 가능성에 면밀하게 대비해야 한다. 중국 경제가 수출주도형에서 내수주도형으로 변하면서 중간재 비중이 높은 우리 수출에는 당장 비상등이 켜졌지만 동시에 임금 상승을 기반으로 중국 소비재 시장이 확대되면서 새로운 기회를 주고 있다. 중국 제조업의 실질임금 변동을 보면 2009~2015년중 최저임금이 2배 이상 높아졌고 2009년 이후 제조업 실질임금 상승률이 경제성장률을 꾸준히 상회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일시적인 소비 부양책이 아니라 장기적인 소비확대 구조를 구축한다는 방향을 제시하고 가계소득 확충에 주력하고 있어 소비재 시장이 향후 더 확대될 것 같다.
따라서 이러한 중국경제의 변화에 주목해 우리의 활로를 찾아야 한다. 우선은 우리 경제구조를 당장 바꿀 수 없으므로 기존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한편 베트남, 인도 등으로의 수출시장을 다변화해 리스크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휴대폰 부품 등의 일부 수출이 베트남 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는 가운데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점은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하겠다. 이와 함께 중국의 거대 소비시장 및 서비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수출 상품을 중간재 중심에서 소비재 및 서비스로 다양화하는 구조변화를 이뤄야 한다. 그리고 발효가 임박한 한·중 FTA를 적극 활용하고 급증한 차이나 머니의 유치 등도 기회요인이 될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 요인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전문가들을 비롯한 관련 기관, 기업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해 통찰력을 모으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정부가 앞장서서 이를 체계화시키고 단계적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향후 몇 년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 같다.
박창귀 한국은행 대전충남본부 경제조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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