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유일 예산 황새공원에서 황새들이 먹이 사냥에 몰두하고 있다.[예산군 제공] |
예산군이 심혈을 기울이는 황새 복원은 단순한 조류 복원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사람이 사는 생태계를 되살리는 길이기도 하다.
천연기념물 제199호이자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돼 보호를 받는 황새는 본디 전국 각지에서 흔히 번식하던 텃새였다.
그러나 한국전쟁과 산업화로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1971년 충북 음성에서는 마지막 황새 한 쌍이 발견됐지만, 그 중 수컷은 안타깝게 3일 만에 총에 맞아 죽었다.
홀로 남은 암컷은 1983년까지 무정란만 낳다가 1994년 결국 죽으면서 국내에서 황새는 자취를 감췄다.
논과 밭에 수많은 농약과 비료가 뿌려지면서 생물서식지가 파괴되고, 숲이 없어지면서 황새가 더는 발붙일 곳이 없어진 것이다.
그러다 지난해 6월 예산 황새공원으로 복원된 황새 60마리가 이전하면서 황새 자연복귀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됐다. 군은 이 중 8마리를 지난해 자연으로 돌려보냈으며, 공원에는 야생 황새들도 찾아오고 있다.
황새의 고장 예산이 최적의 황새 서식지임이 입증된 셈이어서, 군의 황새 자연복귀 프로젝트 성공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황새복원은 외국에 서식하는 황새를 데려와 한반도에 다시 적응시켜 살게 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황새는 러시아와 중국의 접경지역인 아무르강 유역에 700여쌍 정도가 번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새를 정점으로 한 생태계 복원을 위해서는 많은 관심과 노력, 비용까지 필요하다.
국내보다 앞서 황새복원에 성공한 일본은 정부에서 수천억원의 예산을 지원해주고 있다는 군의 설명이다.
세계자연연맹(IUCN) 발행 자료를 군이 분석한 결과 황새는 과거 일본보다 한국에 더 많이 번식하며 서식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일본은 황새를 일본의 상징으로 세계 곳곳에 알리는 현실이라고 군은 전했다.
또 일본은 황새가 서식하는 논을 람사르 인공습지로 등록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한국의 상징이었던 황새가 일본의 대표 이미지로 굳어지고 있다.
황새 복원과 홍보를 위한 정부의 전폭적인 예산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예산=신언기 기자 sek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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