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대전지방노동청의 관할 지역인 대전을 비롯해 세종, 공주, 논산, 계룡, 금산지역의 '임금체불 신고 및 처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7월 말 현재 이들 지역 내 2332개 사업장에서 모두 170억5000만원의 체불임금이 발생했다. 피해 근로자수는 5797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59억8100만원) 대비 체불금액은 10억7000만원, 피해 근로자수는 992명이 증가한 수치다. 임금체불 주원인으로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더불어 지난 5월 발생한 메르스 여파로 인한 건설업과 서비스업 등의 도산과 자금악화가 꼽히고 있다.
특히 세종지역은 타 지역에 비해 굵직한 대규모 건설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에 따른 리스크 부담도 커지면서 임금체불 문제도 심각하다.
체불임금 가운데 159억700만원은 사업주와 근로자간 합의로 청산됐고, 56억1600만원은 기소 등 사법처리 됐지만, 나머지 11억420만원은 아직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전고용청은 오는 25일까지 근로감독 역량을 총동원해 '체불임금 청산 집중 지도'에 나서는 등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기간에 근로감독관들은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해 체불임금 상담·제보(익명 포함)를 접수하고, 체불임금 청산 지원 기동반을 운영해 무료법률 서비스 등 민원처리 과정을 간소화시켜 관련 업무들을 신속하게 처리할 예정이다. 또 재산은닉·집단체불 후 도주 등 악성 체불업주는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검찰과 협의하여 엄정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하지만, 관계기관의 강력한 단속에도, 일을 하고도 임금을 제때 받지 못하는 근로자들은 추석 명절을 목전에 두고 근심이 가득하다.
식당에서 주방일을 하는 최 모 씨는 “경기침체와 메르스 여파 등으로 손님이 줄면서 임금이 서서히 밀리기 시작하면서 생활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당장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오다 보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노동청 관계자는 “명절을 앞두고 임금체불 청산 집중 지도 실시하고 있다”며 “경영난으로 임금을 체불하고 있는 사업주와 임금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근로자의 생계보호를 위해 행정력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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