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내 귀의 불청객 '이명', 소리로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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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내 귀의 불청객 '이명', 소리로 잡는다

원인의 70~80%, 달팽이관 이상으로 추정… 작은 소리 듣거나 습관 개선하면 효과

  • 승인 2015-09-21 14:03
  • 신문게재 2015-09-22 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전문의 칼럼] 이명

▲ 이호윤 을지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 이호윤 을지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이명이란 외부의 소리자극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소리를 인지하는 것을 일컫는다. 이명의 원인은 아직 확실히 규명되지는 않았으나, 달팽이관(말초 청각신경 경로)의 이상에 의해서 발생되는 것이 70~80%를 차지한다.

이명은 금속성 음, 물 흐르는 소리, 맥박소리(박동성 이명), 모터소리 혹은 곤충 울음소리 등 다양하게 표현되며, 문화권에 따라 각 나라마다 호소하는 소리에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근육, 혈관, 이관의 이상에서 기인해 다른 사람에게도 들리는 타각적 이명과 자신에게만 들리는 자각적 이명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자각적 이명은 전형적인 청각 경로의 이상을 동반하는 것과 비전형적인 청각 경로의 이상에 의한 것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이명을 느낀다면, 먼저 청각 계통에 문제를 일으킬 정도의 이비인후과적 문제는 없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흔한 외이도의 귀지, 이물, 삼출성 중이염도 경한 난청과 이명을 동반할 수 있으며, 문제가 해결되면 이명이 손쉽게 사라지기도 한다. 반면에 이비인후과적으로 특별한 원인이 없는 경우로 동맥경화증 및 고혈압, 빈혈, 내분비장애, 패혈증, 알레르기 및 전신쇠약 등에서 난청 없이 이명이 나타날 수 있다.

타각적 이명은 과도한 다이어트에 의한 이관개방증 등의 귀 질환이 있을 때 호흡과 일치하게 바람 부는 소리와 비슷한 이명이 들릴 수 있다. 또 두경부의 혈관질환, 특히 동정맥류에서 심박동과 일치하는 박동성 이명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타각적 이명은 환자의 귀와 검사자의 귀를 청진기 고무관으로 연결하여 들으면 환자가 듣고 있는 이명을 감사자가 들을 수 있기도 하다.

이명은 느껴지는 이명의 성격과 음질, 즉, 고음 또는 저음인지, 물소리인지 바람소리인지, 매미우는 소리인지 등을 자세히 알아야 한다. 또 이명의 지속성과 언제 심해졌는지, 청력장애나 현기증 등의 증상의 동반 여부 등을 파악해 외이도 및 고막의 검사와 청력 검사, 뇌간 유발전위검사 등을 시행하며 필요에 따라 방사선 검사도 실시한다.

원인이 규명된 이명은 조기에 치료하면 없앨 수 있지만, 원인을 알 수 없을 때는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이명을 완화하는 치료를 한다.

흔히 이용되는 약물치료로 항우울제, 항불안제, 혈액 순환제, 아연, 멜라토닌 등이 이용되는데, 환자마다 상황이 다르므로, 이러한 약물을 항상 규칙적으로 처방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권고되지 않는다.

소리치료는 이명 주파수를 포함하는 백색 잡음을 꾸준히 듣는 것으로 하루 6시간 이상씩 6개월 이상 들으면 효과적이다. 이는 성공률이 높고 부작용이 거의 없는 치료방법이지만 효과를 보기 위한 기간이 최소 6개월 이상이기 때문에, 환자 본인의 적극적인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환자에 따라, 이러한 백색 잡음이 견디기 힘들다면, 소리를 부드럽게 만든 핑크 노이즈나 브라운 노이즈 등도 이용된다.

현재 가장 널리 이용되는 치료법은 이명재훈련치료로 지시적 상담을 통해 이명관리에 필요한 주의사항과 도움이 되는 습관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해 주는 치료법이다. 이 치료법은 이명 자체를 완전히 없애는 것보다 환자가 이명으로 인하여 불편하지 않도록 이끌어 주며 증상 호전에 도움을 준다.

이명으로 잠들지 못할 때는 잠이 잘 오는 음악이나 이명과 같은 주파수의 음악이나 라디오를 듣는 것도 이명방지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지나치게 조용한 상태를 피하고, 녹음기, 라디오 등을 희미하게 들릴 정도로 켜 놓는다. 이명이 안 들릴 정도로 너무 크게 켜놓는 것보다는 이명은 들리지만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로 작게 켜 놓는 것이 좋다. 또한 이명을 이길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이명 치료에 있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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