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상호성을 기반으로 한 현대미술기획전 '인터로컬 2015, 파라다이스 건설'전이 다음달 22일까지 대전시립미술관 창작센터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정치적, 사회적인 이슈를 예술작업의 소재로 끌어와 그 상관성을 직접적인 조형언어로 드러낸 4인의 작가들을 소개한다. 전시에선 개발과 발전이라는 기치 아래 자행된 물리적, 심리적, 정신적 폭력이 우리 삶에 미친 영향들이 시각적 조형언어로 적나라하게 표현됐다.
육종석, 이문주, 정문식, 한금선 등 작가 4인은 감각적 정치성을 내재하고, 현실적 삶에서의 개발과 발전이라는 쟁점을 각자의 선택적 방식으로 가시화했다.
이들이 사용한 조형적, 서술적 장치들은 걱정이나 근심 없이 행복을 누릴 수 있는 파라다이스의 모순을 이해 가능하도록 정교한 구조로 드러냈다. 감각적 수용 결과를 교묘하지만 확고하게 재현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경제성장의 물질로 전락한 국토에서 경제개발의 목표에 유린된 인권, 고도성장이 동반한 부실과 잠재적 위험 등을 함께 사유하고자 한다.
먼저 대전과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육종석은 이미지를 시적으로 결합한 결과로서 조형성을 확보한다. '보다 나은 삶'에 대한 인간의 거대한 욕망이 가한 폭력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휘몰아치는 급속한 발전을 위해 강요받은 선택과 방관 역시 또 다른 폭력임을 강조한다.
서울에 거점을 두고 있는 이문주는 국토 개발 현장을 화면 안으로 끌어와 연극적 패러다임을 구축했다. 이 공간에서 작가가 조정해 내놓은 파편화된 이야기들의 결과는 실재적 효과를 일으키며, 각각의 사안을 즉각적으로 구체화했다.
부산에서 작업하는 정문식은 근대화의 지표인 도시화와 보장할 수 없는 그 미래를 묵시록적 관점으로 바라봤다. 그가 고요히 그려낸 비극적 서사가 던지는 물음과 목적지는 과연 누구를 향해 있는지 고민해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국 시위현장을 프레임에 지속적으로 담아온 한금선은 사회 부조리와 위선에 맞서 저항하고, 투쟁하는 현장을 증언한다. 그가 보고 내놓은 갈등상태는 그 사안에 접근한 작가의 시각적 깊이와 진정성으로 인해 메시지의 가독성을 넘는다. 결국 그 자체의 미학적 가능성까지 이르게 한다.
대전시립미술관 관계자는 “정치적 메커니즘과 그 핵심을 감각적으로 인지해 사유와 조형 활동으로 자신들의 메타정치를 실현한 예술가들의 실천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며 “그들에게 정치, 사회적 이슈는 직간접적으로 그들의 사유 활동의 근간을 이루고, 예술은 그 현실과의 상관성을 조형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