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구드래서 백제 사찰 건물지·도로 확인

1동 2실 초석 건물지 등 발굴… 연화문 수막새 등 유물도 출토

●문화재청 오늘 현장설명회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부여군과 (재)백제고도문화재단이 지난 4월부터 발굴조사 중인 부여 구드래 일원(명승 제63호) 유적에 대한 현장 설명회가 17일 오전 10시 30분 발굴현장(부여읍 구교리)에서 열린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부여 구드래 일원은 부소산 서쪽 백마강 나루터 일대를 가리키며, 구드래 나루는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부여 부소산성, 나성 등을 포함하는 백제 사비도성의 나루다.

부여 구드래 일원은 백제 사비도성의 나루와 관련된 중요 시설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발굴조사 결과, 1동 2실 구조의 초석 건물지, 도로 등의 백제유구가 확인됐다.

또한, 연화문 수막새, 명문와(銘文瓦, 글자가 새겨진 기와), 귀면와(鬼面瓦, 도깨비 얼굴이 장식된 기와), 토제전(土製塼, 흙으로 만든 벽돌), 굴뚝상부장식토기, 전달린 토기, 등잔, 숫돌 등 백제 유물이 출토됐다.

특히, 이번에 확인된 초석 건물지는 익산 미륵사지와 부여 능산리사지의 강당(講堂)터, 익산 왕궁리 유적 1호 건물터와 유사한 1동 2실 구조이며, 북편 구릉 말단부에 위치한 점 등으로 미루어 볼 때, 역사 기록에서 알려지지 않은 중요 사찰의 강당일 가능성이 높다.

주서(周書) 백제조(百濟條)에는 '寺塔甚多(절과 탑이 매우 많다)'라는 기록이 있을 정도로 많은 사찰과 탑이 사비도성에 있었는데, 현재 부여읍과 그 인근에는 25개소의 백제 절터가 존재하고 있어 이를 짐작할 수 있다.

이번에 확인된 건물지도 이러한 기록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 건물지는 기둥을 받치는 초석의 배치상태로 미루어 맞배지붕으로 추정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발굴조사는 백제 사찰의 강당과 사비도성 시가지의 도로시설 등이 확인되는 획기적인 발굴성과를 거두었다”며 “앞으로 추진될 부여 구드래 일원의 문화유적 정비 기본계획 수립과 백제 건축사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