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아닌 함께 성장하는 삼다 동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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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가 아닌 함께 성장하는 삼다 동아리

불리한 환경 속 학력향상과 인성교육 실현 토론부터 글쓰기까지 인문학의 아름다움 실감

  • 승인 2015-09-16 10:38
  • 이승규 기자이승규 기자
요즘 들어 사회 곳곳에서 인문학 열풍이 불고 있다. 이는 아마도 글로벌사회와 더불어 사회관계망이 더욱 촘촘해지면서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향기 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접근해본다. 그러면서 과연 인문학은 뭘까. 문득 이런 질문을 던지고 싶다. 순간 인문학이 뭔지 입안에서만 맴도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필시 머리와 마음으로 이해하면서 입 밖으로 표현하는데 서툴러서 일 것이다. 나아가 인문학이란 철학 논제를 너무도 깊고 어렵게 생각하기 때문이 아닌가 여겨진다.

교육학용어 사전에는 인문학의 정의를 ‘인간의 사상 및 문화를 대상으로 하는 학문영역’이라고 한다. 즉, 인문학은 자연을 다루는 자연과학에 대립하는 영역으로, 자연과학이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자연현상을 다루는 데 반해 인문학은 인간의 가치탐구와 표현활동을 대상으로 한다.

그렇다. 인간의 가치탐구와 표현, 어찌 보면 가장 절실할 수 있는 영역임에도 자연과학에 밀려 그동안 소외 때 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그런데 충남도교육청이 미래핵심역량으로 일선 교육현장에서 인문학을 강조하고 있음을 볼 때 참으로 다행이란 생각이 우선한다.

그래서일까.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학창시절 영어단어와 수학공식을 죽도록 외우는 것보다 틈나는 대로 책읽기를 권장한다. 그러면서 김지철 교육감은 “어려서부터 책을 읽고 자란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는 사실은 교육현장에서 이미 아는 내용”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과연 그랬다. 대천여고의 사례는 책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준다.

대학입시 준비가 먼저인 인문계 고등학교의 실정을 고려해 대천여고 독서토론동아리활동에서 그 대안을 모색해본다.

▲삼다점프= 대천여고 독서토론동아리인 삼다점프의 시작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과와 문과로 나뉠 때 문과를 지원한 12명의 학생이 동아리의 첫 시작이다. 삼다점프는 중국 송나라 문인 구양수가 글을 잘 짓는 데 필요하다고 언급한 세 가지(多讀, 多作, 多商量) 삼다에서 따왔다.

대천여고는 명실상부하게 지역을 대표하는 인문계 여고다. 하지만 인근의 군세와 비슷한데도 시 지역에 있어 농어촌 혜택도 없고 이른바 성적이 좋은 학생은 타지역으로 진학하는 등 당시에는 고민이 깊었다. 그런데 때를 같이해 새로운 입시제도로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되던 시기였다. 입학사정관제 도입은 동아리 활동에 상당한 의미를 부여한다. 학력향상과 인성교육 실현은 물론 대학입시를 돕는 활동으로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동안의 동아리 활동 노력은 많은 보람과 뛰어난 성과로 나타났다. 충남도교육청 우수동아리 선정과 함께 전국대회 충남대표로 나가 수상의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이제 삼다점프는 미래역량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뜻을 모아 서로 격려하는 ‘우리’= 삼다점프는 1, 2학년 각각 5명씩 총 10명의 학생이 점프를 하고 있다. 매년 신학기때 회장을 중심으로 신입생을 대상으로 동아리를 홍보하고 면접과 토론을 통해 최종 5명의 신입 회원을 선발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교사의 개입은 전혀 없다. 동아리 학생들은 역할을 분담해 홍보지를 만들어 알린 후 신청서를 받아 1차 합격자를 선정한 후 면접과 토론을 거쳐 최종 합격자를 자체적으로 선발한다.

이런 과정과 절차를 통과해 선발된 학생은 동아리 합격 후 대단한 자부심을 느낀다. 아울러 동아리 활동에 적극적이다. 그렇다면 삼다점프 동아리 활동은 언제 어떻게 진행되고 어떻게 서로 성장을 도울까. 공식적인 활동은 매주 월요일 6교시에 이뤄진다. 그 외에 안건이 생길 때마다 모이는데 장소는 주로 동아리 실이다. 사안이 생길 때마다 동아리 실은 다양한 활동 준비와 회의 장소로 활용된다.

뿐만 아니다. 청소년들의 특성이 그렇듯 친구나 선배의 영향을 많이 받을 시기인 만큼 동아리 학생들은 독서토론활동과 더불어 서로 크고 작은 고민을 함께 나누고 조언한다.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게 서로 돕는 것이다. 토론활동은 다른 사람의 생각을 경청하고 발표를 지켜보면서 상대방의 우수한 점을 체득한다.

삼다점프 독서토론활동은 인문학 관련 독서를 기본으로 하면서 단편과 장편, 국내작품과 해외작품, 소설과 영화 등을 분석해 주제가 비슷한 작품을 읽고 감상한 후 작품 속에서 문제의식을 찾아내고 토론한 다음 글쓰기로 마무리한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어휘 풀이, 작가 소개, 작품 정리 등 시험에 대비함은 물론, 주제별로 묶어 함께 읽고 감동을 나눔으로써 문학의 아름다움을 느낀다. 삼다점프는 독서 토론 동아리답게 독서 골든벨대회와 과정중심 독서대회에 참여하기도 한다. 각 대회는 혼자 준비하는 것보다 함께 준비하면서 도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의견교환을 통해 알아간다.

혼자보다는 함께 하는 것이 멀리 갈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활동에 따른 결과물은 개인별로 보관함을 원칙으로 하되, 연말에 문집이나 책의 형태로 출간하고자 파일을 모으고 편집하는 작업도 꾸준히 한다.

▲다양한 체험활동으로 성장하는 아이들= 독서관련 체험활동으로 매년 문학 기행을 실시하고 작가초청강연회에 참석한다. 문학 기행은 개교기념일에 진행하는데 사전자료조사와 답사 소감문 쓰기 등을 통해 깊은 감동과 배움을 얻는다.

작가초청강연회는 강연을 듣고 질의응답을 통해 삶과 문학에 대해 생각해보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학생들은 작가가 들려주는 인생 경험담과 진정한 공부의 중요성을 두고 과연 무엇을 염두에 두고 생활해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

이밖에 공공도서관의 ‘길 위의 인문학’에 참가해 인문학 강연을 듣고 강연자와 이야기를 나눈다. 이 활동은 주로 지역과 관련 있는 작가나 문화재를 화제로 삼기 때문에 애향심을 기르고 지역 문화유산에 대한 지식을 얻는다. 또 작년부터 새롭게 시작한 활동으로 인근 남학교 독서토론동아리와의 연합 활동이 있다.

이 활동은 교내 활동보다 훨씬 활기차고 적극적이며, 논리적인 면에서 약간 우수한 남학생들과의 활동을 통해 삼다점프 학생들은 자신을 돌아보기도 하고, 더 활발한 활동을 위해 계획적으로 준비하는 과정에서 사고력과 논리력을 키운다. 내포=이승규 기자 e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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