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경진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장 |
청년층 실업문제로 '청년 고용절벽', '청년고용 빙하기'란 말도 생겼다. 교육이나 훈련을 받지 않고 일도 하지 않으며, 일자리를 찾고자 하는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15~34세의 젊은 사람을 가리키는 '니트족' 이라는 용어가 생긴지도 오래다. 이러한 취업난을 빗댄 신조어가 등장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올해 들어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0%대를 넘나들면서 고용률은 50%대를 밑돌고 있다.
전체 고용률이 점차 호전되는 것과는 달리 청년 고용률은 지난 2000년 이후 하락하는 추세에 있다.
청년 고용률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우리의 경제가 성장은 하는데 일자리는 창출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새로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대졸자들은 대기업만 선호하고, 그러다 보니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을 찾지 못하는 일자리 '미스매치(불일치)' 현상도 청년층 고용률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우리 청년들이 너무 대기업만 바라보지 말고 중소기업으로 눈을 돌리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중소기업'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를까?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발표한 올해 대졸 신입사원 취업 경쟁률이 평균 32.3대 1로, 2013년의 28.6대 1보다 높아졌다. 100명의 지원자 중 3명만 취업하는 셈이어서 청년층 취업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규모별로는 대기업 경쟁률이 35.7대 1로 조사돼 6.6대 1인 중소기업보다 월등히 높았다.
취업 경쟁률 수치가 말해주듯 중소기업은 막연한 취업 기피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임금과 복지수준 등 근무여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할 것이라는 편견도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많은 대학생은 중소기업 취업을 기피하고 있다고 한다. 대학생은 구직난을 겪고 중소기업은 구인난을 호소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좀처럼 단절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지표로 본 중소기업의 위상이 점차 높아진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2015 중소기업 위상지표'에 따르면 국내 중소 제조기업의 생산액은 2008년 542조원에서 2013년 740조원으로 5년 새 36.5%가 증가했다. 또 중소 제조기업의 부가가치는 같은 기간 동안 190억 원에서 248억 원으로 30.5% 늘었고 종사자수는 214만명에서 242만명으로 13%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의 종사자 수가 4%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3배가 넘는다.
중소기업 중에는 특정분야에서 남다른 경쟁력을 가져 성장 가능성이 있거나 세계에서 우뚝 선 강한 기업인 강소기업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독자 기술을 적용한 친환경 윤활유란 제품을 세계에서 네 번째로 개발에 성공한 뒤 국내는 물론 일찌감치 해외시장 개척에 나서 글로벌 무대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한 사무 가구업체는 30여 개국 수출을 넘어 글로벌 전역의 고객과 함께 하며 세계 사무환경의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다.
청년층들은 “젊은 세대가 대기업에 목숨 건다고만 하지 말고, 중소기업의 저임금을 개선하라”고 억울함을 토로한다. 물론 강소기업 조건에 미치지 못하는 중소기업들도 많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발전 가능성이 크게 내재되어 있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는 없다.
사회의 안전판으로서, 지역경제 견인차로 경제의 민주주의를 실현해 나아갈 수 있다고 하겠다. 성장하는 곳은 사람도 성장하게 만든다. 기업 자체가 결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나의 기업이 결과를 만들 것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편견과 인식을 바꿔 실력과 자신감을 가진다면, 청년들의 능력을 알아주고 펼칠 수 있는 곳은 훨씬 더 넓어질 것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오해에서 벗어나 우리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꿈을 맘껏 펼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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