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임용 채용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자율형사립고인 대전 대성고의 지난해 국·영·수 위주 수업 비율은 전체 수업의 60%를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입생 미달과 재학생 충원율 저조로 결국 자사고 운영을 포기하고, 교육부로부터 일반고 전환 동의 절차를 기다리고 있는 서대전여고 역시 지난해 국·영·수 교과의 수업비율이 전체 수업의 절반을 넘었다.
현행 교육과정에는 기초교과 편성 비율, 즉 국·영·수 비율을 교육과정의 50%를 초과하지 않도록 하고 있으나 일반고와 다른 고등학교는 의무사항인 반면 자사고는 권장사항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자사고 재지정평가를 받은 21개교의 기초교과, 즉 국·영·수 편성 비율은 지난 2011년 이후 4년 평균 54.7%로 집계됐다.
지난 2011년 55.0%이던 기초교과 편성 비율은 2013년에는 55.5%로 매년 증가하다, 2014년 53.0%로 다소 주춤했지만 꾸준히 50%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4년 평균 기초교과 편성 비율이 가장 높은 학교는 울산 성신고로 66.9%를 차지했으며 대전 대성고도 57.4%, 대전 서대전 여고도 52.7%를 차지했다.
특히 대전 대성고는 지난해 기초교과 편성비율이 59.4%를 기록하며 울산 성신고(66.3%)에 이어 전국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교육의 다양성을 명분으로 도입된 자사고지만 국·영·수 중심의 입시 교육이 가장 활발히 이뤄진 셈이다.
정진후 의원은 “권장사항이라고 교육과정을 무시하고 사실상 제멋대로 하고 있다. 입시학원으로 불러야 마땅하다”며 “일반고를 비롯한 다른 고교와의 형평성을 위해 '자사고만의 권장사항'을 없애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4일 발표된 교육부의 '2015 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에 따르면 2018학년도부터 자사고의 기초교과 편성 비율 550% 권장사항이 폐지되면서 50% 제한 규정이 자사고에도 적용된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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