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도로 높이 제한시설 믿었다가 '쾅'

표시보다 높거나 낮게 설치, 교각높이 고려없이 제각각 진입차량 잇단 충돌사고에 먼길로 우회하는 불편 겪어

▲ 높이 2.2m라고 표기된 차량 제한시설<왼쪽 사진>에 실제 통과 높이는 2.75m이고 300m 전방에 높이 2.57m 한밭대교가 있다.

대전 하상도로에 진입하는 차량의 높이를 제한하는 시설물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아 차량이 다리에 충돌하는 사고를 충분히 예방하지 못하고 있다.

또 제한시설에 표기된 통과 높이는 실제 높이와 하나도 일치하지 않아 운전자들을 오히려 혼란스럽게 한다는 지적이다. 높이 제한시설은 대전 유등천과 대전천 등의 하상도로 입구에는 세워져 일정 높이 이상의 차량이 하상도로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차단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상도로의 차량은 여러 개의 다리 밑을 지나게 되는데 이때 차량의 지붕과 다리의 하단부가 충돌하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시설물이다.

10일 기자가 확인한 결과 하상도로 진입 제한시설 상당수가 다리 밑 통과높이에 대한 고려 없이 제각각인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덕구 오정동 한밭대교 밑의 하상도로 통과 높이는 2.57m였으나 해당 구간에 차량 진입을 제한하는 시설물의 높이는 2.75m였다. 차량 제한시설의 높이가 실제 다리 아래 통과 높이보다 18㎝ 더 높은 것으로 높이 2.7m의 냉동탑차는 제한시설을 여유 있게 통과한 직후 한밭대교 밑에서 차량 지붕이 다리에 충돌하는 사고를 겪게 된다.

이같은 상황이 자주 있었는지 한밭대교 하단부에는 차량 지붕과 수차례 충돌하고 긁힌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지난 7일 오전 8시께 오정동의 하상도로 입구에서 A(64)씨가 몰던 특수차량이 지하차도 진입 제한시설에 부딪히면서 차량 유리창이 깨지고 운전자가 다쳐 병원에 이송된 사고도 있었다.

주민 조모(45)씨는 “다리에 충돌할 높이의 차량은 하상도로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제한시설을 입구에 설치한 건데 기능을 못한다”며 “제한시설을 통화 후 차량이 다리 밑에 끼어 움직이지 못하는 사고를 종종 목격했는데 결국 바퀴의 공기를 빼 높이를 낮춘 후 견인된다”고 설명했다.

대전선 철길이 지나는 오정동 다리 밑 통과 높이는 2.72m였으나, 차량 제한시설의 높이는 2.5m로 지나치게 낮았다.

높이 2.6m의 차량은 다리 밑을 충분히 통과할 수 있으나 오히려 지나치게 낮게 설정된 제한시설 때문에 먼 길을 우회하는 실정이다. 특히, 동구 삼성동의 현암교 아래 하상도로 제한시설은 통과높이 1.9m라고 표기했으나 실제 높이는 2.15m에 달했고 또 다른 곳에 시설은 높이 2.2m 이하 차량만 통과된다고 안내하고 실제 통과 높이는 2.6m였다.

시 관계자는 “차량 제한시설 높이가 잘 못 설치돼 더 높은 것 같은데 곧바로 확인하겠다. 표기된 높이와 실제 높이가 일치하는 지도 점검을 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