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도 중순으로 접어든 가운데 이번 주 극장가는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느낌이다. 황정민, 유아인 주연의 ‘베테랑’이 1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여전히 인기를 이어가고 있으며 새로운 슈퍼히어로 영화 ‘앤트맨’도 관객을 모으고 있다. 또 눈에 띄는 대작은 없지만, 다양한 장르의 신작들이 대거 개봉했다. 마동석 주연의 범죄스릴러 ‘함정’, 라이언 레이놀즈의 SF 스릴러 ‘셀프/리스’, 힙합그룹 ‘N.W.A’의 일대기를 그린 ‘스트레이트 아웃 오브 컴턴’ 등이 개봉돼, ‘골라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SNS 맛집 속에 숨겨진 비밀은…
SNS 속 정보, 어디까지 믿으십니까? SNS 범죄 실화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경찰청 공식 집계에 따르면 2014년 한 해 사이버 범죄는 무려 11만 여 건이었다. 대부분의 사이버 범죄가 금융사기, 피싱 등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SNS를 악용한 살인, 강간, 납치 등 흉악 범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온라인상에 게재된 공신력 없는 정보를 아무런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있어 SNS 범죄로 희생되는 피해자들은 더욱 늘어가고 있다는 점에 착안, 영화 '함정'은 SNS를 이용하는 누구나 당할 수 있을 듯한 현실감 있는 공포를 제공한다.
영화 '베테랑'에서 '아트박스 사장'으로 눈길을 끌었던 마동석이 미스터리한 식당주인 성철 역을 맡아 연기변신에 나섰다. 조한선이 아내와 함께 외딴 섬으로 여행을 떠나는 준식 역으로 5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다. 미스코리아 출신 여배우 김민경이 아내 소연 역으로 스릴러 연기에 처음 도전한다. 신예 배우 지안이 묘한 분위기를 풍기는, 묘령의 여인 민희로 분해 눈길을 끈다.
권형진 감독은 '호로비츠를 위하여'로 제 44회 대종상 신인감독상을 수상하며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았었다.
원하는 신체에 내 기억을 이식한다?
기억이식수술 '바디쉐딩'을 소재로 한 SF스릴러다. 이식 가능한 신체만 있다면 그 몸과 정신 위에 내 정신을 덧씌우는 방식으로 얼마든지 새 삶이 가능하다는 설정이다. 영화 '간디'로 아카데미와 골든 글로브를 석권한 벤 킹슬리가 재벌 데미안 역을 맡아 강렬한 존재감을 과시하며 데미안이 몸을 빌린, 젊고 건강한 샘플인 에드워드 역은 라이언 레이놀즈가 맡아 다양한 매력을 선보인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베리드', '우먼 인 골드' 등에 출연했었다.
전설의 힙합그룹 'N.W.A' 일대기
N.W.A는 FBI 공연금지, 미국 전역 방송금지라는 엄청난 제약에도 앨범 판매 더블 플래티넘을 기록하며 힙합계 역사를 새로 썼던 그룹이다. 힙합계의 거물이자 스눕 독과 에미넴을 키워낸 닥터 드레가 활동한 그룹으로도 유명하다. 닥터 드레가 이번 영화의 제작과 사운드 트랙에도 참여해 화제가 됐다.
N.W.A의 역사적인 결성 순간부터 '힙합'을 통해 세상에 맞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순간까지, 그룹의 흥망성쇠에 얽힌 멤버들의 인간적 면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이스 큐브 역에는 아이스 큐브의 아들 오셔 잭슨 주니어가 출연했다. 코리 호킨스가 닥터 드레 역을, 제이슨 밋첼이 이지-E 역을, 닐 브라운 주니어가 DJ 옐라 역을, 알디스 호지가 MC 렌 역을 맡았다.
미국에서는 전미 박스오피스 3주 연속 1위, 역대 전기 음악 영화 흥행 수익 1위 등을 기록하며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동시에 받고 있다. 힙합 팬은 물론 일반 관객들까지 사로잡을만하다는 평이다.
무공해처녀 3인방의 총각쟁탈 로맨스
갈치가 사라져 망하기 직전의 바닷마을, 이제 낚을 건 남자밖에 없다! 학창시절 뒤에서 1, 2, 3위를 사이 좋게 다투던 재화, 유자, 미자는 어느덧 젊은이들이 다 떠나버린 어촌 마을을 꿋꿋이 지키고 있는 처녀들이다. 그녀들이 마을에 남은 이유는 단 하나! 바로 마을의 유일한 총각 준섭 때문이다. 준섭의 마음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며 굳세게 살아가는 재화를 향하지만, 질투의 화신 유자와 마구 들이대는 민폐녀 미자의 도발이 만만치 않다. 악착같은 세 여자의 사활을 건 총각 쟁탈전으로, 소문 많고 탈 많은 자그마한 시골 마을이 들썩이기 시작하는데….
각각의 개성이 살아 숨쉬는 캐릭터들간의 궁합이 제법이다. 황정음이 생활력 강한 억척스러운 재화 역을, 최여진이 사랑 앞에 물불 가리지 않는 화끈한 유자 역을, 박진주가 재화와 유자를 오가는 감초 캐릭터 미자 역을 맡았다. 꽃총각 준섭 역은 이종혁이 출연한다.
'행복한 장의사'(1999), '바람피기 좋은 날'(2007)을 만든 장문일 감독이 모처럼 메가폰을 잡았다. 영화의 스토리 역시 장 감독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 시절을 고스란히 영화에 담았다고 한다.
붕괴위기 놓인 한 가족의 초상
영화 제작비 3억원 전액을 한국가톨릭문화원에서 투자했다. 수익을 내려는 개념의 투자가 아니라 문화예술을 통해 사회에 공헌한다는 취지로 참여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올해 독일 함부르크영화제 등에 초청됐었다.
김의화 기자 joongdonews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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