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적십자사 이산가족찾기 신청소를 찾은 김명수(78)씨가 이산가족상봉신청서를 작성하며 자원봉사자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연합 |
남북은 다음달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 면회소에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개최하기로 8일 합의했다.
양측은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이틀에 걸쳐 적십자 실무접촉을 거쳐 이같이 합의하고 합의서를 채택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지난해 2월 20~25일 금강산 행사 뒤 재개되지 못하고 있던 이산상봉 행사가 1년 8개월만에 다시 열리게 됐다.
합의서에 따르면 10월 20~26일 금강산에서 남북 각각 100명이 상봉한다. 거동이 불편한 상봉자에 한해 1~2명의 가족이 동행한다. 따라서 전체 상봉행사 참가자는 300명이 넘을 전망이다.
상봉일자에 대해서는 우리 측이 북측의 입장을 수용하는 쪽으로 절충됐다. 당초 우리 측은 10월 초쯤 가능한 빨리 열자는 입장이었던 반면, 북측은 추석연휴와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 등 일정을 감안해 다소 늦추자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남북은 합의 이행을 위해 오는 15일까지 생사확인 의뢰서를 교환하고, 다음달 중 생사확인 회보서(10월 5일)와 최종명단(10월 8일)을 교환하기로 했다.
하지만, 전면적인 이산가족 생사 확인, 이산가족 서신 교환, 이산가족 고향방문, 상봉 행사 정례화 등 우리 측이 제시한 소위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방안'에 대한 합의는 도출되지 못했다.
남북은 전날 오전 10시 50분 판문점에서 우리 측 이 수석대표와 북측 박용일 수석대표(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 등 6명이 만나 실무접촉을 시작했다. 접촉은 이날 오전 10시 20분 종료되기까지 23시간 30분간, 무박2일간 마라톤 협상으로 이어졌다.
한편, 여야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 개최와 관련, 한 목소리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새누리당 신의진 대변인은 구두논평을 통해 “분단의 고통이 가장 진하게 녹아있는 남북 이산가족 문제가 성공적으로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고 반겼다. 새정치연합 유은혜 대변인도 이번 합의가 당국 회담 개최와 민간교류 활성화로 더욱 힘차게 나아가길 기대한다고 논평했다.
서울=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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