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수돗물 단수 "시공사 소홀한 사전준비 원인"

  • 전국
  • 충북

청주 수돗물 단수 "시공사 소홀한 사전준비 원인"

시 사고원인조사위 보고서… 준비부족과 시간단축 위한 무리한 시공

  • 승인 2015-09-07 17:12
  • 정태희 기자정태희 기자
청주시의 수돗물 단수사태 원인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 상수도사고원인조사위원회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위원회는 상수도사업본부와 감리사, 시공사 등이 통합정수장 도수관 연결 공사를 하면서 사전점검, 수리계산 등 사전준비부터 소홀히 한 게 원인이라고 결론을 냈다.

시 상수도 사고원인 조사위원회는 7일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형 도수관로 작업을 할 때는 적어도 2개월 이상 준비해야 하고, 모든 가능성을 다 체크한 다음 작업하는 게 원칙”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사업발주기관(청주시), 감리, 시공사의 소홀한 사전 준비가 사고를 불렀고 이에 대한 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게 조사위의 결론이다.

조사위는 도수관로 누수의 원인은 900㎜ 도수관과 800㎜ 도수관을 연결하는 신축관에 휘어짐이 발생하면서 누수를 막아주는 고무링의 압착에 불균형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동안 시와 시공사 등이 도수관 파열의 원인으로 추정하던 도수관 내부 공기압력과 역류 등은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 조사위는 그러나 “그 정도 압력으로는 도수관이 틀어지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도수관로 받침용 에이치(H) 빔이 토사 위에 설치되면서 침하로 인한 오차가 발생했을 수 있다는 게 조사위의 판단이다.

조사위는 900㎜ 도수관을 800㎜로 바꿨다가 다시 900㎜로 전환한 설계변경과 사용자재의 적정성 등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특히 시공사 등이 무단수 공사로 결정한 것에 대해 조사위는 “금천배수지로 시간당 3500t이 공급돼 단수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는데 실제 금천배수지 공급량은 2300~2400t에 불과했다”며 “시는 시공사의 말만 듣고 단수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이춘배 조사위원장은 “잦은 인사이동 때문에 공무원들의 경험이 부족했고, 시공사의 말을 뒤집을 수 있는 전문성도 없었다”면서 “근무인력의 전문성 확대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본적인 도수관망에 관한 정보가 없어 누수나 역류의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했고, 취수장 가압펌프의 가동과 정지를 반복하면서 단수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 위원장은 “같은 작업 시간을 최대 19시간까지 잡는데 시는 12시간으로 산정했다”며 “준비 부족과 시간 단축을 위한 무리한 시공으로 두 차례에 걸쳐 누수 사고가 났고 이로 인해 작업시간이 장기화됐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개선대책으로 고지대 단수 예방을 위한 청주정수장 송수관로 가압장치 설치, 500㎜ 이상 대형관로 연차적 교체 또는 보수, 상수도 관리 시스템(GIS) 수시 갱신, 근무인력 전문성 확대 등을 제시했다.

청주시는 지난달 1일 통합 정수장 도수관로 연결 공사 도중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시공상의 문제로 최악의 단수 상황을 야기했다.

이 사고로 사나흘 동안 상당구와 청원구, 서원구 산남·수곡·분평동 지역 단독주택과 상가, 아파트 단지 등 2만여 세대 수돗물 공급에 차질이 빚어졌다.

지난 7일 전문가들로 구성한 조사위는 지난 2일까지 시공계획의 적정성, 사용자재와 시공의 적정성, 도수관로 분기점 설계 적정 여부 등을 중점 점검했다.

청주=정태희 기자 chance091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대트랜시스 파업과 집회로 인한 시민들의 불편과 불만 가중
  2. 대전서 조폭들 시민 폭행해 철장행…"불안감 조장 사회적 해악 커"
  3. 대전 도안2-2지구 학하2초 2027년 9월·학하중 2028년 3월 개교 확정
  4. "R&D 카르텔 실체 확인… 이대로는 쇠퇴만" 과기계 인적 쇄신·개혁 목소리
  5. 대전교육청 보직교사 배치기준 상향 조정, 교원 "업무부담 해소 기대"… 2025년 변화되는 주요 교육 정책 발표
  1. "만학도 교육권 보장하라" 예지중·고 학생들 거리에 모여 농성, 대전교육감에게 의견 전달도
  2. [아침을 여는 명언 캘리] 2024년 10월30일 수요일
  3. [사설] 카드 결제로 본 생활인구, 효과 있었나
  4. 대전서도 퍼진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방안은…대전시의회 정책토론회 개최
  5. 동절기 이웃사랑 김장 나눔

헤드라인 뉴스


대전 영양교사 배치 절반뿐… 내년 모집도 ‘역대 최저’

대전 영양교사 배치 절반뿐… 내년 모집도 ‘역대 최저’

청소년 비만율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식생활 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대전 내 영양교사 인원은 전체 학교의 절반을 웃도는 수준이다. 심지어 2025년 대전 영양교사 모집인원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전국 하위권을 기록했다. 학교 내 영양교사의 공백이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가 교원 감축까지 추진하고 있어 학생 식생활 교육 공백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대전 내 영양교사는 184명이다. 대전 전체 학교(특수학교 포함) 312곳 중 영양교사 배치는 유치원 1명, 초등 119명, 중등 23명, 고등 36..

대전 동구·충남 당진서 멧돼지 떼 출몰…당진서 2마리 잡혀
대전 동구·충남 당진서 멧돼지 떼 출몰…당진서 2마리 잡혀

10월 31일 저녁 대전 동구와 충남 당진 일대에서 멧돼지 떼 출몰 신고가 들어와 소방당국과 지자체가 수색을 벌인 가운데, 당진에서 2마리가 포획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확인된 주민 피해는 없었다. 1일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인 31일 밤 9시 52분께 당진에서 멧돼지 2마리를 포획했다. 앞서 오후 6시 45분께 동구 낭월동에서 멧돼지 4마리가 출몰했다는 주민 신고가 들어와 대전소방이 수색을 벌인 바 있다. 곧이어 오후 7시 35분께 당진시 석문면 통정리 석문산업단지에서도 멧돼지 3∼5마리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슈]치솟은 아파트에 깊어지는 그늘…개발서 빠진 노후주거 `현안으로`
[이슈]치솟은 아파트에 깊어지는 그늘…개발서 빠진 노후주거 '현안으로'

산이 높은 만큼 골짜기는 깊어진다고 했던가, 대전에서도 부쩍 높아진 아파트만큼 그 아래 그늘도 깊어지고 있다. 재개발·재건축을 시행할 때 수익과 사업성이 기대되는 핵심 구역에서만 노후주택을 헐고 새 아파트를 짓고 있다. 새 아파트 옆에 낡고 노후된 주택과 상가가 그대로 남은 현장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주민들은 되살릴 수 없는 죽은 건물이 되었다고 토로하고 있다. 대규모 정비사업 후 남은 원주민의 구김살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49층 옆 2층 노후건물 '덩그러니' 대전 중구 은행동의 한 골목을 걷다 보면 49층까지 솟은 아파트..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학원연합회 ‘생명나눔’ 따뜻한 동행 대전학원연합회 ‘생명나눔’ 따뜻한 동행

  • 매사냥 시연 ‘신기하네’ 매사냥 시연 ‘신기하네’

  • 동절기 이웃사랑 김장 나눔 동절기 이웃사랑 김장 나눔

  • ‘해바라기 꽃이 피었습니다’ ‘해바라기 꽃이 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