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읽기] 백제역사유적지구와 이야기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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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백제역사유적지구와 이야기 산업

  • 승인 2015-09-02 13:57
  • 신문게재 2015-09-03 18면
  • 지진호 건양대 기초교양대학장지진호 건양대 기초교양대학장
▲ 지진호 건양대 기초교양대학장
▲ 지진호 건양대 기초교양대학장
지난 7월 4일 독일 본에서 열린 제39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는 백제역사유적지구가 대한민국의 12번째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고 발표했다.

충청권에서는 처음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백제역사유적지구(Baekje Historic Areas)는 공주시, 부여군, 전북 익산시에 분포되어 있는 총 8개의 유적을 말한다.

이들 유적은 공주시의 공산성과 송산리 고분군 등 2곳, 부여군의 관북리 유적과 부소산성, 능산리 고분군, 정림사지, 부여 나성 등 4곳, 전북 익산시에서는 왕궁리 유적, 미륵사지 등 2곳이 포함되어 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백제역사유적들이 한국·중국·일본 등 동아시아 고대 왕국들 사이의 상호 교류역사를 잘 보여주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백제의 내세관·종교·건축기술·예술미 등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 백제역사와 문화의 특출한 증거라는 점 등을 높이 평가해 세계유산으로 등재했다고 발표했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러한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세계유산 등재가 지역관광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에 한껏 부풀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경주지역의 경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이후 1년간 전년대비 약 50% 이상의 관광객 증가율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지난 2000년에 지정된 경주 역사지구와는 달리 백제 역사유적지구는 2개의 광역지자체, 3개 시·군에 넓게 분산되어 있기 때문에 부여, 공주의 관광활성화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더구나 경주 역사지구에는 신라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조각, 탑, 사지, 궁궐지, 왕릉, 산성을 비롯해 신라시대의 여러 뛰어난 불교유적과 생활유적이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다. 이에 비해 패망국가였던 백제 역사유적지구에는 유형문화자원이 경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이 남아 있지 못하다는 것이 이 지역 관광활성화 한계론의 또다른 이유가 되고 있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유네스코가 지정한 백제역사문화유적지구가 문화유산을 지키고 보존하는 차원을 넘어 이를 적절히 활용함으로서 그 문화적 가치의 극대화와 관광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파괴되거나 소멸되지 않았다면 대부분 땅 속에 묻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1400년전 찬란했던 백제문화의 가치를 되돌아보고 활용함으로써 그 우수성을 현대인들이 계승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다행스럽게도 최근 정부는 '이야기산업 육성 추진계획' 발표했다. 이 계획에 의하면 2020년까지 이야기산업의 규모를 5조원으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이 계획은 역사문화 컨텐츠 발굴부터 창작,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전(全) 주기적 지원을 포함하고 있어 계획대로만 추진된다면 백제문화 자원개발 및 활용을 위한 생태계 형성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천일야화(千一夜話)'로 널리 알려진 '아라비안나이트'는 '이야기'가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또, 그 힘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15세기에 완성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아라비안나이트의 '알라딘과 이상한 램프',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 '신드바드의 모험' 등의 유명한 이야기들은 현대의 어린이들에게도 꿈과 환상, 희망의 신기루처럼 가슴속에 자리잡고 있다.

이와 같이 국내외의 여러 성공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지역의 고유한 문화자원은 문학, 애니메이션, 영화, 축제 등 여러 분야의 소재로 활용돼 지역의 관광산업을 활성화시켜 도시의 이미지를 제고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특히 백제역사유적지구와 같이 유형문화자원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문화적 특성에 기인한 이야기를 발굴하여 다양한 문화 콘텐츠로 개발할 수 있으며, 나아가 또다른 글로컬 한류문화의 핵심 콘텐츠로 업그레이드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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