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도일보 유성지국에서 황규석 지국장이 새벽 1시 배송할 신문을 분류하고 있다. |
정보가 모이고 기자들 손에서 기사가 돼 편집을 통과한 뉴스가 밤사이 종이 위에 인쇄돼 독자가 보고 만질 수 있는 중도일보가 됐다.
기자와 제작자 100여명의 노력으로 완성된 오늘 신문을 처음 마주하는 곳을 찾았다.
지난달 21일 새벽 1시, 대전 유성구 구즉동에 위치한 중도일보 유성지국에 인쇄 온기가 채 식지 않은 오늘자 신문이 도착했다.
유성지국의 사무실 직원들은 이미 두 시간 전에 사무실에 나와 그날 배송일정을 확인하고 신문에 첨부될 광고지를 신문 속에 삽입하기 쉽게 정돈하고 신문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기다리던 신문이 도착하고 직원들은 신문을 한 번씩 펼쳐보고서 배송 순서대로 분류하고 한쪽 팔에 끼워 휴대하기 편리할 만큼 씩 묶음을 만들었다.
이날 유성지국 사무실에는 중도일보 외에도 일간지 및 주간지 14종이 배송을 기다리고 있었다. 지국에 도착한 신문이 모두 독자에게 전달되는 것도 아니어서 독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 신문은 아침 해가 밝아올 때까지 지국 사무실을 떠나지 못해 결국 폐지가 되고 만다.
지난 64년간 지역 소식을 전해온 중도일보 역시 이날도 지국 사무실에서 여러 매체와 더불어 신문으로 독자를 찾아가고픈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새벽 3시 30분, 이제부터 중도일보가 본격적으로 독자 집으로 찾아가는 시간이다.
유성지국에만 배송요원 22명이 신문을 수레에 담아 걷거나, 짐칸에 실어 오토바이로 배송하는데 이날 마침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그치지 않았다.
김화천 부지국장은 “몸이 젖을 순 있어도 신문은 젖어선 안 되니 비닐로 잘 덮고 애지중지 배송해야 해 비 오는 날은 몸이 더 피곤하다”며 “문 앞에 신문 놓이는 소리로 아침을 시작하는 독자들이 여전히 많아 그 보람으로 일한다”고 설명했다.
배송요원들은 한 손에 우산을 들고 다른 한 손엔 신문 담긴 수레를 끌며 가가호호 찾아갔으며, 중도일보는 단독으로 때로는 여러 매체에 섞여 문 앞에 놓였다.
한국전쟁 와중에 창간해 길거리 가판에서 독자와 처음 만났을 지역신문이 독자적 배송체계를 갖출 정도로 성장해 충청권 독자를 만나는 가장 원시적이면서도 직접적인 소통을 오늘도 이어가는 것이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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