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혀진 비밀들, 여인의 일생은

대전예술의전당 자체제작연극시리즈 11번째 헨릭 입센 '유령' 내달 15~19일

▲뭉크가 그린 유령 무대 스케치

대전예술의전당이 자체제작연극시리즈의 11번째 작품으로 입센의 '유령'을 다음달 15~19일 대전예당 앙상블홀 무대에 올린다. 헨릭 입센의 작품으로는 '인형의 집(2011)', '민중의 적(2012)'에 이은 세 번째다. 연출가 최용훈은 대전예당에서 공연한 입센 시리즈 연극을 모두 연출했다. 이번 공연으로 세번째 입센무대를 발표하게 됐다.

최용훈 연출가는 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로부터 '2010 올해의 예술인상', '2010 김상열 연극상'을 수상한 바 있다. 탁월한 원작 해석과 깊이 있는 연출력으로 두터운 팬 층을 확보하고 있다. 연극평론가이자 입센 전문가로 알려진 김미혜가 번역을 맡아 대본을 탄탄하게 다졌다. 배우들은 지난 4월 오디션을 통해 선발했는데, 이은희, 신상훈, 이동규, 임영주, 정유진 등이 주역들이다.

▲연습중인 배우들

입센은 소설 유령을 통해 인습과 결혼에 대한 문제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결혼제도나 아버지에 대한 존경 등 전통적인 사회관습을 공격할 뿐만 아니라 자유연애를 옹호했다. 소설이 발표된 후 10년이 채 지나지 않아 프랑스와 독일에서 근대극운동이 시작되었을 만큼, 유령은 근현대극의 출밤점에 서서 근대사상과 여성해방 운동에 깊은 영향을 끼쳤다. 이야기는 이렇다.

남편을 잃고 사회사업을 해오던 알빙 부인은 자신의 마지막 재산을 털어 넣은 고아원 개원식을 위해 만데르스 목사를 집으로 초대한다. 고아원 설립을 위한 실무를 맡아줬던 만데르스 목사가 대화 도중 과거 알빙 부인이 남편과 아이를 버렸던 일을 책망하기 시작했다.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남편 알빙 대위의 타락한 인생이 밝혀지게 된다.

하녀로 일하던 레지네는 남편의 딸이며, 파리에 유학중이던 아들 오스왈드는 남편의 병을 선천적으로 물려받아 한 번 더 발작을 하면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인 것도 드러났다. 때마침 고아원에 불이 나고, 오스왈드는 자신의 안락사를 어머니에게 부탁하며 발작을 일으킨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