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오전 서울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에서 관계자들이 '마도 4호선'에서 출수된 유물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마도4호선 중간발굴조사
충남 태안에서 조선시대 '조운선(漕運船)'이 최초로 발굴됐다. 조운선은 국가에 수납하는 조세미를 지방의 창고에서 경창(京倉)으로 운반하는데 사용했던 선박이다.
26일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4월 22일부터 태안군 마도 해역에서 조선시대 선박으로 기대를 모은 마도4호선에 대한 정밀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중간 조사결과, 마도4호선에서는 '광흥창'이 적힌 목간, '내섬'이 적힌 분청사기 등 총 300여 점의 유물이 출수됐으며, 유물과 선박구조 등을 통해 조선시대 조운선임을 최초로 확인했다.
마도4호선은 마도 북동쪽 해역 수심 9~15m에 파묻혀, 선수가 남동쪽을 향해 있고, 우현 쪽으로 50도 기울어져 있다. 잔존규모는 길이 13m, 폭 5m, 선심 약 2m이고, 선수·선미재도 일부 남아 있는 평저선(平底船)이다. 조선시대 선박구조를 그려놓은 '각선도본(各船圖本)'에서 보여주는 조운선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는데, 선수 판재가 조운선은 가로로, 군선은 세로로 그려져 있다.
또한, 선박 내부에서 목간 60여 점도 함께 출수됐다. 목간 대부분에는 발신처인 나주와 수신처인 광흥창을 뜻하는 '나주광흥창'이 적혀 있으며, 이는 전남 나주 영산창에서 거둬들인 세곡 또는 공납품을 관리의 녹봉을 관리하던 조선시대 국가기관인 광흥창으로 옮기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외에도 출수된 분청사기 대접과 접시는 140여 점으로 그 중 3점에 내섬(內贍)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이는 조선시대 궁궐에 물품을 관리하던 내섬시(內贍寺)를 의미하는데, 내섬을 분청사기에 새기기 시작한 때는 관청의 명칭을 표기하도록 하는 1417년(태종 17)으로 알려졌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는 "이번 마도4호선 발굴조사의 중간점검을 통해 최초의 조선시대 조운선 구조를 확인했다"며 "목간과 분청사기 등의 유물들은 조선시대 초기 공납제도의 모습과 당시 공물의 운송방식인 '조운(漕運)'에 대해 최초 확인된 실증자료로 그 가치가 매우 높다"고 전했다.
한편, 마도4호선 발굴조사는 오는 10월 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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