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용훈 대전시 도시재생정책과장 |
2012년 충남도청이 홍성 내포신도시로 이전하기까지 80여년의 역사를 간직한 관사촌은 문화재로 지정된 5개 동을 포함 총 10개 동으로 구성되어 있다. 충남도청이 이전한지 3년이 지나가고 있음에도 빈집으로 남아 있어 그간 관사촌의 활용을 두고 아쉬움이 많았다. 최근 1호 관사에 대한 개ㆍ보수를 완료하고 관사촌 매입 등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시민과 공유하고자 하는 노력이 전개되고 있어 활용방안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전시는 지난해 6월 충남도와 2019년 5월까지 관사촌 무상사용 대부계약을 체결하였다. 올해 3월에는 관사촌 매입을 위한 시정조정위원회 심의를 마쳤고 하반기에는 중기지방재정계획과 투융자심사 등 매입을 위한 행정절차를 밟아갈 계획이다. 최근에는 새롭게 단장한 1호 관사 정원을 공유 캠핑장소로 활용해 참여시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9월부터는 시민들에게 본격 개방되어 각종 회의장이나 전시공간으로 활용된다. 비록 관사촌에 대한 소유권이 충남도에 있어 제약이 있지만, 문화예술계와 시민단체, 지역 원로들의 중지를 모아 시민개방을 통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할 시점이다. 타 시ㆍ도 자치단체에서 추진하고 있는 근대건축물을 활용한 다양한 시도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전북 완주의 삼례문화예술촌은 일제 쌀 수탈의 아픈 역사를 지닌 옛 삼례양곡창고를 완주군이 매입해 역사와 현대를 아우르는 문화공간으로 조성한 사례다. 지역 예술가들이 '삼삼예예미미'라는 협동조합을 만들어 2013년 개관하여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의 아픔과 동학농민혁명 삼례봉기, 조선시대 역참지 등 역사적 흔적을 간직한 근대적 자산과 역사성을 새로운 감각으로 재구성해 도시재생의 새로운 모델로 탄생시켜 많은 호응을 받는 모범사례다. 비주얼 미디어아트미술관, 문화카페, 책 공방 북아트센터, 디자인 박물관, 김상림 목공소, 책 박물관으로 조성해 문화와 예술을 통해 개인, 지역, 시민 모두가 소통하는 공간으로 문화와 함께 성장하는 의미 있는 지역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예술창작촌은 서울의 대표적 철공소 밀집지역으로 공실률이 높아져 문제가 된 지역이었다. 그런 지역이 2000년대 초반부터 예술가들이 입주하면서 '경계 없는 예술축제', '물레아트페스티벌'을 개최해 삶의 에너지가 넘치는 지역으로 탈바꿈했다. 예술창작촌으로 변신하고 있는 문래동은 폐공장, 철공소 골목 일대를 활용 10여 년 전부터 예술작품과 골목 풍경, 작업문화 공간으로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우리 지역에도 지역재생에 기여하는 문화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시설 욕구는 증가하고 있다. 옛 충남도 관사촌은 매우 훌륭한 기회의 공간이다. 예술인들에게 부족한 소통과 교류의 창작환경을 마련해 지원해야 한다. 시민들이 자유롭게 만나서 배우고 즐기는 문화예술창작과 레지던스 공간으로 재생되기를 기대한다.
앞으로 대전시에서는 옛 충남도 관사촌을 전시관, 창작촌, 작가촌, 지원센터 등으로 새롭게 재구성해 가칭 문화예술촌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인근 테미창작예술센터와 연계해 지역의 문화 콘텐츠를 확보하고, 옛 충남도청사, 옛 조선식산은행(다비치안경원), 대흥동 성당, 소제동 철도관사촌 및 보급창고 등 근대건축물과 연계하면 원도심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는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노후화 되는 옛 충남도 관사촌에 대한 재생사업이 조속히 이뤄져 다양한 사람들이 문화와 예술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어우러지는 문화예술촌으로 재창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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