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림사지. |
충청인의 자랑 백제유적지구가 세계유산에 등재되면서 바야흐로 '세계 백제 시대'가 열렸다. 충남도는 백제학 연구 및 일본 등 동아시아 교류 활성화 등 백제문화 세계화에 착수했다. 국내적으로도 KTX 공주역을 백제의 관문을 만드는 등 유적지구와 연관된 관광자원 활성화에 나섰다. 백제유적지구 세계 유산 등재로 충청이 세계인의 품으로 전진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유산 등재 후속조치 속도=안희정 충남지사는 세계유산 등재된 직후인 지난 7월초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 등재 후속 조치계획' 기자회견을 갖고 백제문화의 세계화 방안을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도는 역사문화연구원을 '백제학' 본산으로 육성, 국내외 백제 연구자에 대한 네트워크를 구축키로 했다. 고구려, 신라, 조선 등과 비교해 연구가 미진한 상태인 백제사 연구를 활성화 하기 위함이다.
백제문화를 세계인에게 알리기 위한 인프라 구축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2017년 내포신도시에 문을 열 충남도립도서관에는 백제에 관한 모든 자료를 집대성하게 될 자료관을 설치키로 했다. 올해로 61회째를 맞는 백제문화제 역시 앞으로 세계적 역사문화축제로 육성된다. 도는 유네스코와 연계된 콘텐츠를 문화제에 접목시키고 '유네스코 등재 10주년', '백제문화제 70주년' ED 특별한 의미 부여 시기에 국제적인 축제 개최를 검토하고 있다. 예로부터 백제 문화를 숭상해 왔던 일본과의 교류도 활성화키로 했다. 이를 위해 도는 구마모토, 시즈오카, 나라현 등을 중심으로 일본 내 백제유적 탐방 상품 개발 등을 더욱 촉진키로 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백제유적지구의 세계유산 등재에 따라 통합관리는 현재 2팀 11명의 등재추진단을 3팀 17명으로 구성된 백제세계유산센터로 확대 개편해 운영할 것”이라며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앞으로 백제 유적지구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를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KTX 공주역은 백제 문화 속으로 들어가는 관문으로 재탄생 된다. 역사(驛舍)에 백제 문화가 흐르고, 세계유산에 등재된 공주·부여 백제역사유적지구와의 연계성을 강화키로 했다. 또 지역 성장거점화 속도를 더욱 높인다는 복안으로, 구체적인 계획은 충남연구원에 의뢰한 연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수립할 방침이다.
▲숙박 인프라 보완, 유적지 국유화 시급=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유산 등재로 백제유적지구가 앞으로 지역민에게 실질적인 이득을 창출하려면 태부족한 숙박 시설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으로 떠오른다. 충남도에 따르면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국내 사례에 비춰 앞으로 백제유적이 있는 공주와 부여를 찾는 관광객은 급증할 것으로 판단된다. 경주역사유적지구 등의 전례로 비춰볼 때 백제유적을 보유한 충남에도 앞으로 관광은 물론 한류열풍, 쇼핑 등을 위한 국내외 관광객이 폭증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같은 상황에서 백제유적지를 찾은 관광객이 머무를 수 있는 수준급 숙박시설이 태부족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도내 호텔(관광 18, 가족 2, 호스텔 1)은 모두 21개소 1387실, 휴양콘도미니엄의 경우 15개소 2764실에 달한다. 하지만, 이 가운데 백제유적이 있는 공주와 부여에는 호텔 3곳, 콘도 1곳 등에 464실에 불과하다. 호텔, 콘도 전체 객실수 가운데 11.1%만 유적 인근에 있는 것이다.
질적으로도 수준급 숙박시설을 찾기가 어렵다. 도내 관광호텔 18곳 중 특급 이상인 곳은 아산 3곳(468실), 보령 1곳(100실)에 불과하다. 공주와 부여에는 아예 특급 호텔이 없다. 일각에서는 민자 유치를 통한 호텔 신축과 모텔 현대화를 통한 이미지 제고 등 앞으로 숙박시설 확보를 위해 행정 당국의 다각도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백제역사유적지구의 보존과 발전을 위해서는 사유지의 국유화도 시급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향후 토지소유자의 건설 행위 등으로 예상치 못한 유적지 훼손 및 경관저해 요소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도와 공주시, 부여군, 백제역사유적지구 통합관리사업단에 따르면 전북 익산 지역을 제외한 충남 공주와 부여 유적지 6곳 1631필지의 전체 면적은 398만 9278㎡에 달한다.
이 가운데 78%는 토지는 사유지다. 유적지별로는 나성의 84%, 능산리고군분의 72% 이상 등 대부분이 개인 땅이다. 부여의 경우 시가지 전체가 유적지로 불릴 만큼 광범위해 사유지도 그만큼 넓다. 반면 경주역사유적지구는 70%가 이미 국유화돼 대조를 보이고 있다. 국유화의 가장 좋은 방법은 자진 매매신청 등 토지주들의 협조에 따른 보상이다. 하지만, 각 기관은 소유자 불분명, 종중땅, 매매 불가방침 고수 등의 사유가 많아 대대적인 국유화에는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제통합사업단 관계자는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서 글로벌스탠다드(세계표준)에 부합하려면 토지(사유지)매입이 필수”라며 “특히 왕궁 등 백제 유적의 핵심이 사유지라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유적지의 보수정비, 유적안내시스템 구축, 방문객센터, 화장실 등 편의시설 증설, 주차장 확보 등의 '관광수용태세 구축' 등에 소요되는 예산 확보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내포=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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