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 외현적 자기애 관점서 본 '도로 위 폭력'

  • 오피니언
  • 여론광장

[여론광장] 외현적 자기애 관점서 본 '도로 위 폭력'

  • 승인 2015-08-18 14:45
  • 신문게재 2015-08-19 19면
  • 정지인 대전심리상담연구소장정지인 대전심리상담연구소장
▲ 정지인 대전심리상담연구소장
▲ 정지인 대전심리상담연구소장
자기애적 성향의 사람은 외부의 작은 자극에도 내면에서 큰 혼란을 경험하게 되고 과잉 반응을 한다. 자기심리학적 용어로서의 자기애는 인간발달 과정을 설명하는 학문적 용어로서 중립적인 의미를 가지며, 이글에서 사용하는 '자기애적 성격'이라는 용어는 병리적 성향이 포함되었거나 병리적 성향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많은 상태의 자기애를 말한다. 이러한 자기애적 성향은 정신건강 및 자아발달, 그리고 도덕성발달을 위해 변화가 요구되는 특징을 가진다. 자기애성 성격은 자기애의 발현 양상에 따라 외현적 자기애와 내현적 자기애로 나눌 수 있다.

외현적 자기애는 자기애의 발현이 현저해서 증상으로 발전된 형태다. DSM-Ⅳ는 과도한 자신감으로 자기과시가 지나칠 정도이고,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생각하여 자신에게 특별하게 대해주지 않는 사람이나 기관에 적대적인 감정을 갖는 성격을 자기애적 성격장애의 특성으로 기술한다. 이들의 정서는 항시 즐거운 기분에 차 있거나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시기와 질투의 감정을 갖고, 자신이 당연히 받아야 할 것을 받지 못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분노감을 갖는다. 다른 사람에게 칭찬받으려는 강한 욕구를 가지고 지루함과 공허감을 자주 느껴서 항상 자극적인 것을 찾으려 한다. 자신이 한 일이 기준에 안 맞거나 기대에 못 미치면 쉽게 우울해지거나 불안해한다. 자존심에 있어서 취약성이 있기 때문에 비판이나 패배로 인한 상처에 매우 민감하다. 항상 비난이 이들의 머리를 떠나지 않으며 비난은 이들에게 굴욕감, 자존심의 손상, 공허감을 남기게 된다.

그래서 이들은 거만하게 행동하고, 화를 내며, 도전적인 반격을 가한다. 흔히 이러한 경험 이후에는 사회적 위축이나 겸손한 모습을 나타내는데, 이러한 태도는 그들의 거만함을 가려주고 방어해 준다.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오히려 극단적인 표현을 써서 논쟁이나 싸움에 이르게 된다. 대인관계가 전형적으로 손상되어 있는데, 그 이유는 자신들의 권리에 대한 특권의식, 칭찬욕구는 강하지만 상대방의 감수성을 무시하기 때문이다. 자만심 강한 야망과 신념으로 높은 목표를 달성할 수도 있지만, 좌절이나 비난을 못 견디는 성격 때문에 이런 성취가 무너져 버리고 만다. 때로는 직업기능이 매우 저하되기도 하는데, 타인들과의 경쟁 위험이 높거나 좌절가능성이 있는 상황을 피하고자 하는 경우에 그렇다. 이들에게는 지속적인 수치심이나 굴욕감과 이에 동반되는 자기 비난으로 인해 사회적 고립, 우울, 그리고 기분부전장애나 주요우울장애가 일어날 수도 있다.

요즘 도로 위 폭력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주로 가해 운전자의 분노감정에 대해 말한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분노 감정문제 이전에 두 운전자 사이에서 일어난 경쟁심이 있었을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 그 경쟁심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자기애적 성향에서 찾아볼 수 있는 흔한 감정 중 하나다. 타인의 차량이 앞으로 끼어들거나, 진로를 방해하거나, 추월하는 것조차 참을 수 없고, 양보하거나 물러날 줄 모르는 감정이다. 이런 감정을 다른 말로 자존심, 또는 핵존심으로 표현할 수 있으며, 자기애적 성향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열등감의 뒷면이라고 보는 것이 심리적 진실이다. 왜냐하면 도로 위 폭력이라는 상황에서 발생되어지는 심리적 문제인 경쟁, 공격, 편협 등은 내면의 약함에서 나타나는 특성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같은 증상은 자기애성격이 강한 사람에게 일어나는 것만은 아니다. 모든 사람들에게도 성격의 부적응적 측면이 강화될 때 전반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성격성향이다. 지금 이순간도 이러한 성격을 강화시키는 요소들 속에 우리의 자녀들이 노출되어 있는지도 모르겠다. 타인의 문제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자신의 문제로 인식해 우리가 속해있는 사회공동체 그리고 가정공동체가 부적응적 성격형성에 강화적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예방적 차원에서라도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4.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1.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2.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3.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4.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5.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