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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는 8일 대전 롯데전에서 7회 2사까지 타선이 단 1안타로 침묵했다. 이후 김경언과 김태균의 연속안타로 1점을 뽑아낸 후 8회 조인성과 김경언이 홈런 2방을 터트리며 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에는 하위타선의 분전이 큰 역할을 했다.
8회 1사 후 7번 송주호와 8번 박노민이 안타를 치며 득점 기회를 만들었고 결국 9번 조인성이 스리런 홈런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하위타선에서 득점 연결 고리 역할을 해줘야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한판이다.
앞서 한화는 7일 LG와의 경기에서는 13안타를 쳤지만, 장타력 부재와 득점 찬스를 이어가지 못하며 5-6으로 아쉽게 패했다. 지난주 SK와의 2연전에서는 각각 8안타를 치고 2점, 3점을 뽑으며 힘없이 패했다. 특히 득점 기회에서 하위타선의 침묵이 아쉬웠다.
한화는 전반기 44승 가운데 27승을 역전승으로 거둘 정도로 뒷심이 강한 팀이었다. 선발진이 약하다 보니 권혁, 윤규진, 박정진 등 필승조를 조기 가동해 점수를 지키면서 타선의 집중력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후반기 이런 모습을 찾기 어려워졌다.
한화는 9일 현재 팀 타율 2할7푼으로 7위를 기록 중이다. 후반기 팀 잔루가 많이 늘어났다. 주자가 나가도 불러들이는 힘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후반기 부상으로 주전 선수들이 빠지면서 타순 운영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폭스와 이용규를 비롯해 이성열, 이종환 등 주력 타자들이 대부분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지난 5일 SK 경기를 앞두고 김성근 감독은 선발 라인업을 짜는데 무려 4시간이 걸렸다. 부상으로 빠진 이용규의 빈자리 때문이었다. 김 감독은 “1번이 없으니 2번도 죽는다. 결국 3번 김경언도 허수아비더라”면서 “김경언을 1번으로 쓰면 재미있겠지만 그러면 김태균이 죽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근우를 1번으로 배치하는 게 베스트지만 결국은 또다시 5번자리가 마땅치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이후 한화는 5번 타순에 정현석을 배치하면서 안정감을 찾았다. 하지만 하위타선이 여전히 부진하다. 6부터 9번까지 하위타선이 경기의 흐름을 이어주지 못하고 있다. 8월에 7경기에서 타율이 2할3푼밖에 되지 않는다. 주현상, 장운호, 송주호 등 풀타임을 뛰어보지 못한 젊은 선수들이 타격 페이스를 계속 유지하기란 힘든 일이다.
장타력도 문제다. 팀 장타율은 3할9푼7리로 리그에서 8위다. 팀 홈런은 80개로 1위 넥센(148개)과 두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팀 홈런 9위 LG와 8위 KT는 리그에서 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팀 홈런 상위권에 있는 최진행, 이성열은 전력을 이탈해 있고, 김회성은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는다. 하위타선에서는 홈런을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나마 부상에서 회복한 조인성이 후반기 홈런 2개를 결정적인 순간에 만들어 줬다.
한화는 최진행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여론을 의식해 신중해야 하지만 팀 상황이 여의치가 않다. SK와 치열한 5위 싸움을 하려면 최진행만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최진행은 지난 6월25일 반도핑 규정 위반으로 30경기 출장 정지를 당했다. 그리고 지난 8일 경기를 끝으로 30경기를 모두 채웠다. 최진행은 징계 이후 자숙하며 힘겨운 시간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팀에 합류해 개인 훈련을 하고 있지만, 아직 컨디션이 회복되지 않았다.
김성근 감독은 “최진행 징계 수위의 길고 짧음을 따지기보다는 KBO에서 정해준 것을 다 채우면 되는 것”이라며 “컨디션만 되면 1군에 곧바로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진행은 2군 경기에서 경기 감각을 회복한 후 바로 1군에 합류할 전망이다. 이르면 11일 수원 KT 전부터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크다.
과연 최진행이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며 한화 타선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 지 관심이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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