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없는 땡볕서 작업강행…건설현장은 '폭염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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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늘없는 땡볕서 작업강행…건설현장은 '폭염지옥'

2~5시 자제권고 안지켜…안전모·장비 착용도 허술 물 한모금이 '휴식의 전부' 휴게시설 규정 근로자 몰라

  • 승인 2015-08-06 18:21
  • 신문게재 2015-08-07 6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폭염특보가 내려진 6일 대전의 한 건설현장에서 근로자가 무더위에 노출돼 있다.
▲폭염특보가 내려진 6일 대전의 한 건설현장에서 근로자가 무더위에 노출돼 있다.
33도를 웃도는 폭염 속에 중·소규모 건설현장이 폭염 사고 예방에 사실상 무방비 상태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휴게시간이나 휴게실은 없고 햇볕에 노출된 땡볕 작업이 강행되면서도 무더위 때문에 오히려 안전장비까지 소홀한 상태서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6일 오후 1시 30분, 지역에 폭염이 절정으로 무더운 날씨 속에 대전 동구의 한 건설현장에서는 작업자들이 땡볕에서 거푸집 작업을 벌이고 있었다.

콘크리트를 붓기 전 건물의 골격을 만드는 과정으로 작업자들은 철근을 어깨에 지고 거푸집 위로 올라와 철근을 서로 연결하는 작업이 쉼 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철근이 뜨겁게 달궈져 맨손으로 만질 수 없을 정도였고, 공사장에 그늘은 하나도 없어 근로자들이 얇게 걸친 옷에 땀으로 젖어 있었다.

근로자들은 뜨거운 기온에 안전모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잠시 그늘을 찾아 들어가 물을 마시는 게 폭염을 피하는 유일한 수단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공사 관계자는 “공사 일정 상 내일은 전기작업이 계획돼 있어 시간을 비우기 어렵다”며 “폭염특보까지 생각 못했으나 작업자들이 요령껏 쉬면서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덕구의 한 도로 건설현장에서는 아스팔트 포장작업이 오후 2시 진행되면서 작업자들이 햇볕과 달궈진 아스팔트 고열에 이중으로 노출돼 있었다.

고온으로 달궈진 아스팔트가 도로 위에 쏟아지고 근로자들은 가까이서 삽 등으로 정리하는 작업을 폭염 속에 진행했다.

지자체와 안전보건공단은 폭염특보가 내려진 지역에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작업을 자제하는 무더위 휴식시간제를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 건설현장에는 권고 수준으로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

특히, 현재 사업주가 고온의 환경에서 작업하는 근로자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해 휴식시간과 휴게시설을 보장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이를 아는 근로자들은 극히 드문 실정이다.

지난달 28일 아산에서 건설현장 근로자(32)가 온열질환으로 끝내 사망했고, 지난 5월부터 지난 3일까지 대전, 충남·북에서 온열환자가 96명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자체 관계자는 “폭염특보가 내려질 정도로 무더운 날씨에 작업 중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휴게시간이나 휴게실을 갖추도록 사업주에게 권고하고 있다”며 “작업 기간이 늦어지면 인건비 추가 발생 등의 문제로 쉽게 이행되진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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