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오후 6시께 대전 서구 월평동의 한 주차장에 주차된 승용차 안에서 3살 찬호(가명)가 울고 있었다.
할머니가 잠시 슈퍼에 다녀오는 사이 승용차에 혼자 있던 찬호가 자기도 모르게 문을 잠근 것. 불안해진 찬호가 차 안에서 목 놓아 울어도 열쇠마저 차 안에 있어 할머니는 문을 열 수 없었고 119가 출동해서야 지친 찬호를 꺼낼 수 있었다.
이같은 차량 내 영유아 갇힘 사고가 지난 달에만 4번 있었으며 지난해 동안에는 총 26건 발생했다.
대형마트 주차장과 공영주차장 등에서 부모가 잠깐 내려 볼일을 보는 동안 아이를 차에 혼자 뒀던 경우다. 지나가던 시민이 울음소리를 듣고 신고하거나 열쇠를 차 안에 놓고 내린 부모가 신고한 사례가 다수며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는 공구를 이용해 차 문을 열고 아이를 구조했다.
요즘 같이 더운 여름철에 온도가 빠르게 상승하는 차량 안에서는 사고 위험 발생률이 높아 짧은 시간이라도 아이를 혼자 차에 두는 것은 위험하다. 혼자 남은 아이가 공포를 느끼고 울 경우에는 체온이 높아져 실신할 우려도 있다.
지난 달 24일 오후 4시께 중구 한 공영 주차장에서도 주차된 차량에는 3살배기 쌍둥이 여자매가 차량에 갇히는 사고가 있었다. 부모는 아이들을 차에 두고 자리를 잠시 비우고 5분 만에 돌아왔지만, 문이 안에서 잠겼고 열쇠도 아이들과 함께 차량 안에 있었다.
더운 날씨에 두 자매는 차량 안에서 땀에 젖어들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10분 만에 구조됐다.
현장에 출동했던 중부소방서 박영주 주임은 “10분가량 차 안에 있던 아이들이 낯설고 위협적인 온도와 상황에서 공포를 느낀 듯 울지도 못하고 얼굴이 상기돼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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