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청원 최고위원이 발언하고 있다. 김무성 대표와 원유철 원내대표의 해외 출장으로 이날 회의는 서 최고위원이 주재했다. /연합뉴스 |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와 그의 장·차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벌이는 경영권 분쟁에 대해 이례적으로 질타하고 나선 것이다.
국민에 모범을 보여야 할 재벌이 돈싸움에 매몰돼 '막장 드라마'를 연출하고 있는 데 대한 국민적 공분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친박계의 좌장인 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롯데 사태를 '점입가경'이라고 묘사한 뒤 “경제 살리기에 앞장서야 할 재벌이 이전투구를 하는 모습을 연일 지켜보는 국민은 참담함을 넘어 분노하고 있는 것 같다”고 힐난했다.
서 최고위원은 형제간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서는 “국민에 대한 역겨운 배신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롯데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재벌의 문제가 무엇인지 살펴볼 수 있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도 이날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총수 일가가 소수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편법·불법을 동원하면서 재벌은 국민경제의 성장동력이 아니라 국민경제의 리스크로 전락했다”고 맹비난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명박, 박근혜정부가 재벌에게 끊임없는 관용을 베풀고 특혜를 줬다”며 “재벌총수는 범법을 저질러도 투자 유치 명목으로 사면하고 감옥 생활에 편의를 봐줬으며, 대형병원 입원실에서 세월을 보낸 게 흔한 일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정부가 경제를 살리고 싶다면 노동시장 문제로 회피할 것이 아니라 재벌문제를 거론하고 기업의 문제를 살펴야 할 것”이라며 “노동개혁보다 한국경제의 리스크 제거 차원에서 재벌개혁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가 이같은 입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롯데는 물론 재벌기업에 대한 강도높은 사정과 개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에 8ㆍ15 기업인 특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서울=황명수 기자 hwang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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