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가 전월 대비 14.6% 상승한 101.3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선인 100을 넘은 수준인데 이는 2002년 12월 102.0으로 기준선을 넘긴 지 13년7개월만에 처음으로 있는 일이다.
기준선을 넘었다는 것은 건설경기 상황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는 건설사가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주택 분양에 대한 기대감 덕분에 성공적인 분양으로 마감한 공동주택이 줄지어 공급됐으며 그만큼 건설 물량이 늘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지역 중소건설사들의 상당수는 수주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갈수록 치열해지는 건설수주 환경 속에서 애만 태울 뿐이다.
이미 지난달부터 세종지역에서 발주되는 공사에 대해 지역제한이 시행되면서 대전을 비롯한 공주, 금산, 청원 등 세종시 인근지역 건설사들의 일감이 급감했다.
여기에 지역건설사에 대한 낮은 하도급률 상황 역시 중소업체에게는 해마다 겪는 악순환이다. 지난 5월께 대전시가 지역 대형건설현장의 지역 하도급률을 조사한 결과, 지역 28개 현장의 지역업체 참여율은 65.88%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역 하도급건설업체 이용이 의무가 아닌 만큼 신규 사업이 진행될 때마다 지역 건설사에 대한 하도급률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지역 공사 발주처들이 지역건설사를 외면하고 있어 건설업계의 시름만 깊어가고 있다.
최근 충남대병원을 비롯해 한밭대의 경우, 소규모 공사에도 전국 발주 입찰을 진행해 지역업체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건설협회 한 관계자는 “연구단지 등 발주처에서도 지역건설업체에 공사를 내주지 않고 있다”며 “해마다 1억원의 수주도 하지 못한 업체가 대부분이어서 지역 건설업체들의 경영상태는 겉으로 보는 것과 달리,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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