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인하대 유천열 교수와 조재훈 박사과정 연구원, 김준서 네덜란드 아인트호벤대 연구원이 기초연구사업 지원으로 수행한 연구에서 이 같은 성과를 거뒀다고 28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권위있는 과학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온라인판 7월 8일자에 게재됐다.
SRAM, DRAM 등 기존 메모리 소자는 집적 밀도 및 발열 등의 면에서 한계에 달해 최근 대안으로 저전력·고밀도·비휘발성의 스핀 기반 메모리가 각광받고 있다.
DMI는 스핀-궤도 돌림힘(SOT·자성이 있는 물질에 인접한 도체 물질 속 전자의 공전 궤도가 자성 물질의 스핀 방향을 바꾸려는 현상)의 일종으로, 스핀은 평소 한 방향으로 나란히 배열돼 있다가 DMI가 커지면 수십개씩 짝을 지어 스커미온이라는 작은 소용돌이 모양으로 재배열된다.
자성을 이용한 메모리의 저장 능력과 속도는 소자의 크기와 이동 속도에 따라 결정되는데, 스커미온은 크기가 매우 작고 이동 속도도 빨라 소용돌이 방향을 디지털 신호화하면 초고밀도·고속력의 메모리 소자 개발이 가능하다.
하지만 스커미온을 만드는 DMI는 지금까지 이론적으로만 예측돼 왔다. 최근에 와서야 박막증착 기술 발전으로 나노미터 이하 두께의시료 제작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중금속인 플래티늄 박막 위에 강한 자성체인 코발트를 1~2㎚로 입힌 시료와 코발트 합금(CoFeB)을 같은 두께로 입힌 시료 등 두 가지 물질로 '브릴루앙 광 산란' 실험(에너지 보존을 이용해 빛이 자성체에 부딪힌 후 빛의 에너지 변화를 통해 자성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을 분석하는 방법)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연구진은 두 가지 시료에서 모두 스커미온을 만드는 DMI의 크기를 정확히 구현했으며, 두 물질 층 경계면 때문에 DMI가 자성물질 두께의 역수에 반비례한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유천열 교수는 “이론으로만 존재했던 DMI의 값을 정확히 구했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미가 크다”며 “향후 제2세대 스핀 기반 메모리 소자 개발의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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