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매각 방식을 도입했지만 여러 여건 상 이번 정권에선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 산하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동위원장 박상용·임종룡, 이하 공자위)는 21일 우리은행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과점주주 매각방식을 새로 도입한 내용을 담아 보고한 '우리은행 민영화 추진 방향'을 심의·의결했다.
예금보험공사는 우리은행 지분 48.07%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특정 기관에 경영권을 넘기지 않고 몇몇 주주에게 지분을 4~10%씩 쪼개 파는 과점주주 매각 방식을 제안했으며, 기존의 경영권 지분 일괄 매각도 유지했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은 내놓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박상용 공자위원장은 “과점주주 매각방식을 놓고 투자자 수요조사 내용을 검토한 결과 매수 수요가 충분하지 않았다. 지금 당장 우리은행 매각을 추진하기는 어렵다”며 “과점주주 매각 방식을 추가하고, 우리은행의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다. 8월부터는 투자 수요 조사 회의를 계속 할 것이고 최대한 신속하게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연내 매각 추진이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정부는 우리은행 주가가 너무 낮은 것으로 보고 있어 과점주주 매각이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박 위원장이 “(주가가)한없이 낮을 때 매각 추진하는 것도 옳진 않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
우리은행 측은 지난해 민영화 연기로 1만원대이던 주가가 9000원 아래로 떨어진 데다 이번에 또 매각을 늦추면서 주가 상승을 바라는 것은 민영화 의지가 부족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분위기다.
우리은행이 정부의 공적 통제를 받아 주가가 낮은 것이라는 점 등을 들어 정부가 MOU를 체결하는 등 경영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겠다고 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내년이면 정권 후반기로 접어들고, 총선 등 정치적 이슈까지 겹쳐 우리은행 민영화가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우리은행의 다섯번째 민영화가 이번 정권 내에서 이뤄지긴 힘들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최소망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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