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전사자 유해가 2구 발굴될 때 아군 전사자 유해는 28구 발견됐으나, 아군 전사자가 국군인지, 동원된 노무자인지 명확하지 않다.
미군 격전지로 알려진 개미고개에서 이름 없이 전사한 한국인 전사자들의 당시 희생을 밝히는 게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개미고개는 1850년 7월 9일부터 12일까지 미군 24사단 21연대가 북한군 2개 사단병력에 맞서 처절한 전투를 벌인 곳으로 나흘 사이 미군 428명이 전사한 격전지다.
이때문에 2000년 이후 매년 유해발굴이 시도돼 2011년 전사자 유해 8구를 처음 발굴했고, 2012년 30구, 그리고 현재까지 1구의 희생자를 찾은 상황이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의 감식결과에 따르면 개미고개 발굴 유해 중 2구는 미군이었고, 8구는 북한군 등 적군 유해였다.
발굴 유해 중 28구는 아군 전사자로 확인돼, 과거에 미군의 유해발굴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도 개미고개가 북한군에 맞서 싸운 미군의 격전지로만 알려진 것과 사뭇 다른 발굴 결과다.
특히, 발굴된 아군 전사자 유해 28구가 국군이 아닐 가능성이 있고, 민간인 신분으로 군수품을 날랐던 노무자이거나 남하하던 학도병인지도 현재까지 불명확한 상태다.
국방부 관계자는 “6.25당시 공주 유구에서 국군 기병중대가 전투활동을 벌였다는 기록은 남아 있으나 개미고개에서 국군이 전투를 벌였다는 전사(戰史)는 아직 없다”며 “알려지지 않은 전투에 희생된 국군이거나 미군을 돕던 노무자 또는 수원에서 내려오던 학도병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6.25전쟁 당시 미군은 전투병 위주로 파견돼 전투근무지원 병력이 전무했고, 산세가 험하고 교통 여건도 나빠 인근 주민들이 노무자가 돼 보급품과 탄약의 운반 및 배분, 진지 보수의 임무를 수행했다는 점에서 개미고개 발굴 아군전사자 유해도 그들 중 일부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주민 염모(87ㆍ세종시 전동면)씨는 “6.25때 피난을 못 가 마을에서 개미고개 전투를 겪었는데, 미군지역에 주민들이 참호를 파는 작업에 동원돼 일을 한 기억이 있고, 미군 전투 외에 또 다른 전투에 대한 기억은 없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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