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칼한 국물에 담백한 닭고기… 아, 술 땡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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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칼한 국물에 담백한 닭고기… 아, 술 땡겨

자박한 육수로 맛 내는 태백식에 청양고추·한약성분 '충청의 맛'

  • 승인 2015-07-16 14:01
  • 신문게재 2015-07-17 14면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맛있는 주말] 중리동 '아리랑 닭갈비'

▲ 물닭갈비
▲ 물닭갈비
닭갈비의 고장 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춘천을 떠올린다. 닭고기를 매콤한 양념에 재워 석쇠나 철판에 굽는 닭갈비는 지역의 향토음식을 벗어나 전국 어디서나 먹을 수 있는 서민들의 대표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중리동에 위치한 '아리랑 닭갈비'는 닭갈비=춘천 이라는 공식을 과감히 떨쳐내고 충청도의 닭갈비로 지역민들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강원도의 맛이 아닌 충청도 특유의 맛을 내기 위해 지역 특산물인 청양고추와 대전 중구의 산서 부추를 닭갈비의 핵심 재료로 쓰고 있다.

닭갈비의 양념소스를 개발하고 브랜드 제작까지 참여한 권태용 대표는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닭갈비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식재료부터 지역 상품으로 차별화 시켰다”며 “입맛은 서로 다르지만 지역민들에게 가장 익숙한 맛을 찾기 위해 지역 브랜드로 맛을 냈다”고 강조했다.

이 집의 대표 메뉴는 물닭갈비다. 말 그대로 물이 많은 닭볶음탕 형태로 석쇠나 철판에 닭고기를 굽거나 볶는 춘천식 닭갈비가 아닌 육수를 자박하게 부어 국물로 맛을 낸 태백식 국물닭갈비다. 기존의 닭갈비 요리에 익숙한 지역 손님들에게 국물이 많은 닭갈비는 생소했다. 권 대표 역시 입맛 까다로운 충청도 사람들의 반응이 걱정됐지만 1년간 새로운 닭갈비 맛을 찾기 위해 쏟았던 열정을 믿고 매장 문을 열었다.

손님들의 반응은 예상외로 호평일색이었다. 칼칼하면서도 뒷맛이 깔끔한 국물과 담백하고 부드러운 닭고기의 조합이 손님들을 매료시킨 것이다. 여기에 지역 손님들에게 익숙한 지역 특산물로 맛을 낸 권 대표의 전략이 맞아 떨어졌다. 대로변 오르막길에 위치해 입지는 최악의 수준, 들어서는 매장마다 문을 닫고 나가는 상점이었지만 단 몇 개월 사이 줄 서서 먹는 소문난 맛집으로 환골탈태를 한 것이다.

취재를 하는 시간에도 옆 테이블 손님들도 물갈비와 기존갈비에 대해 질문을 쏟아내고 있었다. 직원의 권유로 물갈비를 선택한 손님은 '크~어' 라는 소리를 내며 맛에 대한 평가를 시작했다. 그는 “닭곰탕에서 느낄 수 있는 담백한 맛과 얼큰한 닭복음탕 국물 맛이 함께 느껴진다”며 “낮술을 잘 안하는데 국물 맛 때문에 한잔 하고 가려한다”고 칭찬했다.

낮술을 부르는 칼칼하고 담백한 국물 맛의 비결은 육수에 있다. 7가지 한약성분과 국내산 닭발을 장시간 달여 추출해 특유의 잡냄새를 제거하고 동시에 담백하고 깊은 맛을 구현했다. 여기에 한가득 들어가는 깻잎과 앞서 언급한 지역 특산물이 조합을 이뤄 기존 닭갈비와는 차별화된 맛을 연출해낸 것이다. 사이드메뉴로는 트위스트 막국수를 추천했다. 조미료를 첨가하지 않은 100% 동치미 국물이 들어가 시원하고 상큼한 맛이 일품이다. 권 대표는 “전날 숙취 해소는 우리 집 동치미 국물 한 사발이면 속이 거뜬히 풀린다”며 “전문점 막국수에 비해 전혀 손색없는 메뉴”라고 자랑했다.

권 대표는 “강원도의 맛으로 대표되는 닭갈비를 지역의 특산물을 융합해 충청도의 대표 닭갈비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돈을 버는 목적보다 지역 브랜드 창출에 대한 포부와 열정을 가진 분들과 함께 하고 싶다”고 전했다. 전화번호: 042-636-0777

메뉴= 물닭갈비 8500원, 부대닭갈비 9000원, 닭곰탕 5000원, 트위스트막국수 5000원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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