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무관심에… 치매노인 사전지문등록 저조

시행 3년, 대전 환자 1만5천명중 237명만 등록 실종사고 발생시 속수무책… 아동 23%와 '대조'

5살 민우(가명)는 지난달 5일 대전 동구 홍도동에서 길을 잃었다. 지나가던 시민이 아이를 발견해 실종아동 보호 112신고 후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민우를 파출소로 데려갔다. 다행히 민우는 경찰청이 운영하는 '지문 사전등록제'에 지문과 보호자 정보가 입력돼 있어, 간단한 지문 대조 작업으로 보호자를 찾아 20분 만에 집에 돌아갈 수 있었다.

시행 3년째를 맞은 '지문 등 사전등록제도'의 등록률이 높아지며 민우군 처럼 실종 아동을 안전하게 귀가시키는 효과를 보고 있다. 하지만 치매질환 노인의 사전 정보 등록률은 낮아 이에 대한 보완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문 등 사전등록제도'는 18세 미만 아동, 지적장애인, 치매질환자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와 보호자 정보를 사전에 경찰에 등록하고 실종 발견 시 보호자와 빠르게 연락이 닿을 수 있게 하는 제도다. 실종자의 지문과 이름을 정보 검색 프로그램에 입력된 사전 정보와 대조해 일치하는 경우 보호자 연락처를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말 기준 대전에 거주하는 18세 미만 아동 31만4400명 중 7만2304명(23%)이 정보 등록을 마친 것으로 집계됐다. 경찰은 아동의 사전 정보 등록률을 높이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찾아다니며 지문등록을 받고 있다. 또 지난해 기준 대전 지적장애인 5442명 중 1519명(27%)이 지문과 보호자 연락처 등을 등록해 등록률은 다른 대상보다 가장 높았다.

그러나 치매질환 노인은 등록 건수가 매우 적어 지문 등 사전등록제도의 보호를 사실상 받지 못하고 있다.

대전시가 추정한 2015년 치매질환 노인은 1만5100여명으로 지문과 보호자연락처를 등록한 치매질환자는 237명에 그쳤다. 가정이나 요양병원 등에서 지낼 것으로 예상되는 치매질환 노인 중 1.5%만이 길을 잃거나 실종에 대비해 사전등록제에 등록했다는 의미다. 특히, 2011년부터 지적장애인 실종 건수보다 치매질환 노인의 실종 발생건수가 더 많은 역전현상이 빚어지는 것으로 경찰청 통계에서 집계되고 있다.

지난해 치매질환 노인의 실종 건수는 8204건이었고 지적장애인 실종 발생건수는 7724건이다. 대전경찰 관계자는 “치매환자 가족들이 치매 사실을 주변에 알리는 것을 꺼려하고, 집에 쉽게 찾아올 것으로 오해하기 때문에 등록률이 상당히 낮다”며 “가족들의 적극적 동참을 이끌어내 치매질환자의 등록률을 높일 수 있게 지속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효인 수습기자 hyo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