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만장자의 마지막 질문 |
세계적인 기업 삼성의 창업주 이병철 회장은 임종을 앞두고 건강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상태에서 위와 같은 질문 40여 개를 손수 만든 다음 그 가운데 24개를 골라 단아한 필체로 정리했다. 이후 1987년 타계하기 직전에 가톨릭교회 신부에게 보냈다고 한다.
백만장자였던 이 회장이 남긴 질문들은 우리 평범한 사람들도 일상 속에서 한 번 정도는 의문을 갖는, 혹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 접하게 될지도 모를 의문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신의 존재 여부와 속성, 신과 과학(우주론, 진화론)의 관계, 종교의 의미와 믿음의 실체, 영혼의 존재와 역할, 죄와 구원의 의미, 교회의 사회적 역할과 부작용 등 종교적으로도 그렇지만 사회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문제를 진지하고 폭넓게 묻고 있다.
▲ 이혜옥 사서(한밭도서관) |
철학, 신학, 문학 등 방대한 양의 인문학적 지식을 활용하여 이 회장의 질문 하나 하나에 대해 답변해 놓은 김용규 작가의 백만장자의 마지막 질문을 읽다 보면, 많은 독자들이 왜 그를 가리켜 '인문학의 연금술사', '한국의 움베르토 에코'라고 부르는지 알게 된다.
저자 김용규는 이 책을 집필하게 된 까닭으로 우리 모두가 언젠가 한번은 마주해야 하는 숙명적 질문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자는 것과 더불어 최근 거센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새로운 무신론(리처드 도킨스 등으로 대표되는 무신론자들의 주장)에 대해 대응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들고 있다.
저자는 언제부턴가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신은 죽고, 진리는 사라지고, 가치가 소멸하고, 삶의 이정표들이 사라졌다며 우리의 딱한 처지를 한탄한다.
종교인이든 비종교인이든, 또는 유신론자이든 무신론자이든, 신과 종교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들에 대한 인문학자의 글을 읽으며 우리들 삶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겨 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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