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극장가가 다채롭다. '연평해전'과 '터미네이터'에 이어 '판타지 호러'를 표방한 '손님'과 공포영화 '인시디어스 3'가 개봉했고,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과 음악영화 '러덜리스', 클림트의 작품을 소재로 한 '우먼인골드'까지 다양한 장르, 다양한 소재의 작품들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한국 민속신앙과 만난 '판타지호러'
우룡은 마을의 골칫거리인 쥐떼를 쫓아주면 목숨보다 소중한 아들, 영남이의 폐병을 고칠 목돈을 준다는 약속을 믿고 피리를 불어 쥐떼를 쫓아낸다. 하지만 그 날 이후, 마을의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우룡과 마을 사람들은 설명할 수 없는 이상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데….
그림형제의 독일우화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를 재해석한 가운데 한국 민속신앙과 판타지 호러를 결합했다. 류승룡, 이성민, 천우희의 호연이 돋보인다. 특히 류승룡은 '7번방의 선물', '광해, 왕이 된 남자', '명량'까지 무려 3000만 관객을 불러모았기에 류승룡의 출연 만으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판타지 호러 장르의 특성대로 다양한 특수효과를 동원한 점도 화제다. 영화에서 중요하게 등장하는 쥐의 경우 CG효과 외에 살아있는 듯한 쥐 모형이 등장한다. 리얼함을 살리기 위해 쥐를 직접 만들었는데, 실제감을 살리기 위해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빼앗긴 과거, 살아 남은자들의 감동실화
2차 세계 대전 이후 나치에 의해 국가에 재산을 몰수당하고, 그 중 가족의 추억이 담긴 그림을 되찾고자 했던 여인 '마리아 알트만'이 8년간 국가를 상대로 한 반환 소송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헬렌 미렌이 빼앗긴 과거를 되찾기 위해 국가와 맞선 강인한 여인 '마리아 알트만'으로 출연, 우아하고 기품있으면서도 삶의 깊이가 느껴지는 연기를 펼친다. 라이언 레이놀즈와의 연기 궁합도 좋다. 소중한 이들을 '기억'하고자 하는 살아남은 자들의 노력이 잔잔한 감동을 준다.
비긴어게인, 위플래쉬, 그 뒤를 잇는다
잘 나가던 광고 기획자였지만 뜻하지 않은 사고로 과거를 숨긴 채 요트에서 살고 있는 남자 '샘'. 어느 날 샘은 아마추어 뮤지션들이 즐겨 찾는 클럽에 갔다가 무대에 오른다. 뮤지션이 꿈인 소심한 청년 '쿠엔틴'은 '샘'의 노래에 반해 함께 밴드를 만들자고 제안한다.
우여곡절 끝에 탄생한 '러덜리스' 밴드,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시작이었지만 어디서도 들어본 적 없는 매력적인 노래에 밴드는 점차 인기를 얻는다. 하지만 그들의 곡들이 사실 세상을 떠난 '샘'의 아들이 만든 노래라는 비밀이 밝혀지게 되는데….
아들의 사망에 비통해하는 아버지가 아들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아들이 만든 노래의 데모 테이프가 든 박스를 발견한다. 아들의 재능에 놀란 아버지는 밴드를 결성하고 슬픔을 이겨내고자 한다. 불의의 사고로 아들을 잃은 중년 남성이 아들이 남긴 노래를 부르다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들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위로와 힐링을 주는 작품으로 윌리엄 H. 마시의 연출작이다. 영화 말미 4분 35초간의 엔딩이 감동적이다.
영화 제목 '러덜리스(Rudderless)'는 방향키(rudder)를 잃은 배처럼 갈팡질팡 하는 상태를 뜻하는 단어다. 요트에서 지내는 주인공의 처지를 빚댄 말이자 그가 결성하게 되는 밴드의 이름이다.
칸국제영화제 극찬 받은 3D애니메이션
'라일리'가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 위해서는 '기쁨'과 '슬픔'이 본부로 돌아가야만 한다. 그러나 엄청난 기억들이 저장되어 있는 머릿속 세계에서 본부까지 가는 길은 험난하기만 한데…. 과연 '라일리'는 다시 행복해질 수 있을까?
'인사이드 아웃'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기쁨, 슬픔, 분노, 짜증, 두려움이라는 다섯 가지 감정을 의인화한 기발한 상상력과 추억, 꿈, 생각 등 머릿속 사고체계를 기상천외한 세계로 형상화한 3D애니메이션이다. 인간이 느끼는 다양한 기분과 감정 표현은 물론 성장기의 청소년들을 연구, 다섯 가지 감정 캐릭터를 완성해나갔다고 한다.
지난 5월 개막한 제68회 칸 국제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되어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창립 30주년을 맞은 애니메이션 명가 픽사 스튜디오의 작품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 … 손에 땀을 쥐는 공포
악령에게 고통 받는 가족의 수난기를 그렸다. 징그러운 장면도 없고 캐릭터들이 피 한 방울 흘리지 않지만 손에 땀을 쥐게 한다는 평이다. '컨저링'의 제임스 완 감독이 제작에 참여하고, 리 워넬이 감독으로 메가폰을 잡았다. 스테파니 스콧과 더모트 멀로니, 린 샤예, 앵거스 샘슨 등이 출연한다.
김의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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