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 세천동과 중구 문화동에 있는 기상관측소에 같은 시각 21.5㎜와 8.5㎜의 강수량을 기록하는데도 대덕구 장동과 유성 온천동의 관측소 우량기 눈금은 여전히 '0'을 가리켰다. 경기가 취소될 정도로 대전 야구장에 큰 비가 쏟아졌다는 소식은 같은 대전이면서도 동북부에 거주하는 시민들에게는 낯선 일이었다.
일부 지역에 많은 비를 짧은 시간에 쏟아붓는 국지성 폭우가 대전에서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가뭄에 시달렸던 지난 달에만 대전에서 최소 다섯 차례의 국지성 큰 비가 확인돼 올 장마철 이에대한 대비가 요구되고 있다.
지난달 16일 대덕구 장동에 시간당 30㎜의 폭우가 쏟아질 때 이곳에서 3㎞ 떨어진 유성구 온천동에는 빗방울 몇 개가 똑똑 내리는 수준의 강수량(0.6㎜)을 기록했고, 중구 문화동의 서대전시민공원은 빗방울이 하나도 없었다.
반대로, 지난달 24일 서대전시민공원에 시간당 최고 39㎜의 폭우로 일강수량 69.5㎜를 기록할 때 동구 세천 일강수량 0.5㎜, 대덕 장동 1.5㎜, 유성 12㎜에 그쳤다.
이는 돌발적으로 비구름이 형성돼 특정지역에 비를 짧은 시간에 쏟아내고 사라지는 국지성 폭우(소나기)의 한 현상이다.
문제는 이러한 국지성 폭우가 분지 형태의 대전 지형적 특성상 쉽게 발생할 수 있고 미리 예측하기 어려워 폭우 피해를 초래한다는 점이다.
지난 5일 대전 특정지역 강수도 기상청에서 강수 시작 두 시간 전에 예보할 정도로 큰 비가 내릴 장소와 시각을 예측하기 어려웠다.
대전기상청 관계자는 “5일 국지성 소나기는 지상 3㎞에 영하 10도의 찬 공기가 자리한 상태서 남서풍의 습윤한 공기가 식장산과 보문산 지역에서 상승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주변에 산이 많아 외부에서 유입된 습윤한 공기가 어디서 상승기류를 만나느냐에 따라 어디든 국지성 호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국지성 소나기에 지난달 24일 대전역 인근의 공사 중인 지하차도가 일부 침수돼 버스가 후진해 빠져나오는 등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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