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음주운전 관련 교통사고가 늘고 있지만, 단속을 재개하자니 확실하게 끝나지 않은 메르스가 걸리기 때문이다.
6일 경찰에 따르면 메르스 여파에 따라 감소했던 음주 교통사고가 최근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음주 교통사고는 11~15일 하루평균 39.4건에서 16~20일 43.8건으로 늘었다.
실제로 최근 대전에선 음주 추정 교통사고가 빈발했다.
지난달 22일 오후 10시께에는 대전 유성구 구성동 한 삼거리에서 승용차가 신호 대기 중이던 차량 2대를 들이받아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 조사 결과, 승용차 운전자는 혈중알코올 농도 0.08% 상태에서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날 자정께에는 서구 관저동 한 도로에서 1t 트럭이 신호등을 들이받는 음주 교통사고가 났다.
이달 들어서도 음주 사고는 계속됐다. 지난 5일 오전 2시께에도 서구 탄방동 한 도로에서 승합차가 마주오던 택시와 정면으로 충돌, 택시 기사와 승객 등 2명이 크게 다쳤다. 승합차 운전자는 혈중알코올 농도 0.115%의 만취상태에서 운전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날 오전 1시께에는 유성구 도룡동 한 도로에서 마티즈 승용차가 인도에 뛰어들어 현수막 거치대를 들이받는 사고가 났다. 마티즈 운전자는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 농도 0.119%의 만취 상태였다.
이같이 음주 교통사고가 증가하는 이유는 메르스에 따라 경찰이 '선별적 단속'에 나서면서 술을 마시고 운전해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이 퍼진 탓이다.
경찰은 음주단속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면서 10일부터 정상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전의 경우 더이상 메르스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사실상 종식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타지역에서 간간이 메르스 환자가 발생해 음주단속 재개에 신중할 수 밖에 없다는 것.
이와 관련, 김귀찬 대전경찰청장은 이날 본보와 인터뷰에서 “국민들이 메르스가 안정화 단계라고 생각하고 음주운전이 늘어날 수 있어서 10일부터 음주단속 정상화 하겠다”며 “다만, 감지기는 메르스 종식 때까지 사용하지 않고 경찰이 육안으로 봐서 측정단계로 들어가는 방식으로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hebala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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