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제역사유적지구가 4일 독일 본에서 열린 제39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나라의 12번째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사진 왼쪽부터>송하진 전북지사, 나선화 문화재청장, 안희정 충남지사, 나경원 국회의원이 기뻐하고 있다. [문화재청 제공] |
부여와 공주·전북 익산의 백제역사유적지구가 마침내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충청권과 백제 관련 문화유산으로는 처음이며, 전국에서는 12번째다.
충남도에 따르면 독일 본에서 지난 4일 열린 제39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에서 백제역사유적지구가 등재 심사를 최종 통과했다.
통과 직후 안희정 충남지사는 현지 WHC 회의장에서 “백제역사유적은 고대 한·중·일과 동북아시아 평화·교류·번영의 결과물”이라며 “1400년 전 고대 왕국 백제의 역사유적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됨으로써 전 세계인들이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의 과거·현재·미래를 더욱 깊이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됐다”고 공식 연설했다.
이어 안 지사는 “충남도는 백제역사유적의 보존과 계승을 통해 백제역사유적이 인류의 유산으로 길이 남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심사에서 백제역사유적지구는 세계유산 등재 10개 기준 중 2개 기준을 충족했다.
WHC는 백제역사유적지구가 특정 기간이나 문화지역 내 건축과 기술, 예술, 도시계획, 경관 디자인 등에서 인류 가치의 중요한 교류 증거(ⅱ)가 있다고 판단했으며, 독보적이거나 특출한 증거가 있는 유산(ⅲ)이라고 인정했다.
또 심사단은 백제역사유적지구의 고고학 유적과 건축물이 한국과 중국, 일본 등 고대 동아시아 왕국들 사이에 진행된 건축기술 및 불교의 교류를 보여주고 있으며, 웅진왕도와 사비도성의 입지 선정, 불교 사찰 및 석탑, 고분, 건축물 등은 백제의 독특한 문화와 종교·예술의 탁월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했다는 도의 설명이다. 여기에 백제역사유적지구는 단위 유적들이 적절하게 잘 보존돼 있고 각 유적들은 역사적 기능 및 관계를 보여줄 수 있는 충분한 규모를 가지고 있으며, 유적 보호를 위한 완충구역이 설정된 데다, 전담기구를 통해 보존·관리되고 있다는 점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백제역사유적지구는 ▲부여 관북리유적 및 부소산성 ▲부여 능산리 고분군 ▲부여 정림사지 ▲부여 나성 ▲공주 공산성 ▲공주 송산리고분군 ▲익산 왕궁리 유적 ▲익산 미륵사지 등 모두 8개 유적지로 구성돼 있다.
한편, 한국에서는 1995년 석굴암과 불국사, 해인사 장경판전, 종묘 등 3건이 세계유산에 이름을 올린 후 이번 백제역사유적지구까지 모두 12건이 등재됐다.
지난달까지 전세계에서는 161개국 1007건이 등재되기도 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지난 자연유산 및 문화유산을 발굴·보호·보존하기 위해 1972년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에 관한 협약'을 채택하며 시작됐다. 한국은 이 외에 조선왕조실록 등 11건의 세계기록유산과 2011년 등재된 서천 한산모시짜기 등 16건의 세계인류무형유산도 보유하고 있다.
부여군은 오는 14일 오후 7시 정림사지에서 '깨어라 백제의 빛이여!'라는 주제로 세계유산 등재 기념식을 갖는다.
내포=강제일·유희성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