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광장]우리나라의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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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광장]우리나라의 경쟁력

  • 승인 2015-06-30 14:15
  • 신문게재 2015-07-01 19면
  • 구본충 충남도립대 총장구본충 충남도립대 총장
▲구본충 충남도립대 총장
▲구본충 충남도립대 총장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 유럽을 여행하다 보면 조상 덕에 먹고 사는 나라라는 느낌이 든다. 기후가 온화해 살기 좋고, 항상 세계사의 중심에 있었던 만큼 나라 전체가 문화재일 정도로 풍부한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다. 질서 정연하게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건축물은 고풍스런 모습을 뽐내고 있다. 이러한 문화유산을 보기 위해 전 세계의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돈을 뿌리고 있다. 은행이 오후 2시에 문을 닫아도 불평 한마디 없다.

그리스가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버티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은 영어가 경쟁력이다. 광활한 자연도 한 몫 하지만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모여든다. 미국이 만들어 낸 컴퓨터는 업무처리의 세계표준이 되었고 이를 움직이는 프로그램은 전 세계를 상대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또한 미국의 달러는 세계 기축통화로서 돈 안들이고 돈을 찍어 세계경제를 움직이고 있다. 중동은 석유가 국가발전의 원동력이다. 작렬하는 태양과 모래 밖에 없지만 과거에는 동서양을 연결하는 실크로드의 요충지로서, 현대에는 세상을 움직이는 에너지의 보고로서 내부 갈등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확고한 지위를 누리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세계에 내 놓을 만한 것이 별로 없다. 자원도 문화유산도 특별한 것이 없다. 원천기술을 가진 것도 아니다. 하지만 국민들의 근면성 하나로 세계와 경쟁하고 있다.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세계가 부러워할 만한 경제성장도 이룩했다. 세종대왕께서 한글을 창제하신 덕분에 휴대폰 자판 내에서 모든 글자의 조립이 가능해 모바일 시대에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도 아직까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등장하면서 우리의 경쟁력은 낮아지고 있다. 임금과 토지가격은 오르고 각종 규제도 선진국 수준에 접근해 고비용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 상당수 기업이 해외로 빠져나갔으며 공장자동화로 고용 없는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은 비정규직을 양산해 양극화를 촉진시키고 있다. 실제로 IMD가 조사한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25위로 중간 수준을 유지하고는 있으나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을 통해서 먹고 살아야 하는 우리에게 경쟁에서 앞설 수 있는 강점이 없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선진국들은 자국의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해서 자국화폐를 평가절하하고 노동기준 환경기준 특허권을 들이대며 우리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정부에서는 한은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1.5%까지 내렸지만 투자하려는 사람은 없다. 성장 엔진이 식어가고 있는 것이다. 세상의 중심은 유럽에서 미국을 거쳐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변화를 우리 것으로 만들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도 없다는 뜻이다. 세계의 공장을 자처하고 있지만 중국의 미래도 낙관할 수만은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우리의 미래를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한다.

물질적인 요소만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한 학자는 '자원이 많은 나라는 자원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에 대한 내부의 갈등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자원이 없는 한국이나 일본은 효율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고 이는 성장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여기에 답이 있다. 처음으로 돌아가 우리 국민들의 생각을 하나로 모아 나가야 한다. 다양한 의견들을 발전의 원동력으로 승화시켜 나가야 한다. 또한 우리는 과거에서 배워야 한다. 나라를 잃은 경험도 있고 전쟁을 겪은 경험도 있지만 우리 선조들은 이를 슬기롭게 극복해 왔다. 발전했다고는 하나 우리에게는 할 일이 너무나 많다. 세월호 사건과 아직도 진행되고 있는 메르스 유행은 우리의 민낯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기본으로 돌아가서 미흡한 부분을 차근차근 정리해 나가는 하나 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제 말보다는 행동으로 미래의 먹거리를 창출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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