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종 충남도 다문화팀장 |
경희대학교 지리학과를 졸업 한 뒤 현재는 호주 울런 공대 대학원에서 지리학을 공부 중이다. 그가 지난 5월 모 신문사에 '이땅에 사는 외국인도 한국인의 심장을 가졌다'는 글을 기고했다.
지난 4월에 세월호 추모기간 동안 그는 '외국인'으로 분류되는 경험을 하고 서운한 감정과 그가 느낀 점을 솔직히 말했다. 신문의 내용에 따르면 그는 개인의 인스타그램에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우리는 모두가 안전하게 자신의 꿈과 희망을 키워나갈 수 있는 미래를 만들어야 할 책임을 빚지고 있으며 이런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라는 글귀를 올렸을 때 한국인이 단 댓글에 대한 그의 감정을 표현했다.
한국이 좋고, 문화와 투지, 열정이 좋아서 한국에서 사는데 댓글의 대부분이 '외국인으로서 고맙다'는 말은 그의 뜻을 왜곡하는 거란다. '한국사회의 일원으로서 한국인과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비록 한국인의 피가 흐르지는 않지만 한국인의 심장을 가지고 있어 마음은 한국인과 똑같다'고 말하고 있다. 그의 말대로 우리가 스스로 외국인과 한국인, 우리문화와 다른 문화, 황인종과 백인종 또는 흑인종으로 나누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국전쟁 직후 한국인의 국제결혼은 미군과 한국인 사이의 결혼이 많았다. 이 당시 국제결혼은 주로 한국여자와 선진국 남성이 대부분이었다. 이때 많은 2세들이 태어났다. 이들은 황인종, 백인종, 흑인종도 아닌 애매모호하게 태어났다. 이들은 '혼혈아' 또는 '튀기'라고 불리며 사회의 냉대와 멸시를 당했다. 위화감을 조성한다고 해서 군대도 가지 못했다.
영어를 잘해도 취업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정책적으로도 소수인 그들은 제대로 도움도 받질 못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한국인 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당한 따돌림은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 한국사회에 아픈 사건이 있을 때 대놓고 같이 아파했을 수나 있었는지 모르겠다. 다른 나라로 갈 수도 없는 한국인으로서 그들은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는데 피부로, 태어난 환경으로 다르게 눈총 받는 그들의 아픔이 느껴진다.
지난해 1월 1일 기준으로 충남에서는 27명중에 1명이 외국인(외국인 근로자, 결혼이주자, 귀화자 등)이다. 현재 이들 다문화 가족으로 태어난 아이들의 80% 이상이 13세 이하이다. 이들은 불과 몇 년 후 우리나라의 중심으로 성장할 것이다. 이 자녀들이 상실감에 노출되고 정체성에 혼란을 겪느냐 아니면 훌륭한 국제경쟁력을 가진 인재로 성장하는가는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책임이다. 이들에게 한국전쟁 직후에 국제결혼으로 태어난 그들처럼 똑같은 아픔을 줘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너무 잘해 주거나 지나친 관심, 동정도 안 된다. 이들은 평범한 우리 이웃의 자식들이고 우리 아이의 친구들이다. 같이 아파하고, 같이 즐거워하고, 같이 어깨동무 할 수 있는 똑같은 심장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순종 충남도 다문화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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