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인사 발표에서 건설교통국장에 국토교통부 박재현(46) 공항정책과장이 임명된 것은 도청 내부에서조차 전혀 예상치 못했던 핵폭탄급 발표와 같았다. 즉각 도청 내부의 의견은 두 갈래로 갈린다. 박 국장이 국토부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만큼 충남도가 이에 대한 후광을 입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도는 서산 민항 유치, 당진 마리나항만 개발, 서해선 복선전철의 차질없는 예산 확보 등이 국토부 소관이다. 때문에 국토부에서 잔뼈가 굵은 박 국장을 영입함으로써 이 분야 충남도 현안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반면, 일부 불만도 감지된다. 전통적으로 건설국장 자리는 도청 내부 기술직렬에서 임용해 왔던 것이 관례였다. 하지만, 이번에 '룰'이 깨지면서 고참 기술직 공무원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모 공무원은 “충남도의 사정에 밝은 공직자가 국장을 맡는 것이 도정발전을 위해 좋은 것 아니냐?”라며 핏대를 세웠다.
이에 대해 송석두 행정부지사는 진화에 나섰다. 송 부지사는 “조직이 고령화되고 있으며, 급격한 세대교체가 예상되고 있어 조직역량 약화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적극적인 외부 기관과의 상호 균형 있는 인사교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윤선(57) 홍보협력관의 비서실장 기용도 깜짝 발탁 인사로 받아들여진다. 이 실장은 충남도 개도한 1896년 이래 120년 만에 첫 여성 비서실장으로 기록됐다. 이 실장 기용은 도청 정무라인에 언론 경험이 있는 인사를 배치함으로써 도정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안희정 지사의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그동안 경직된 것으로 비쳤던 비서실과 정무라인의 이미지를 쇄신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이와 함께 이번 인사에서는 특정업무 라인의 주요 보직자가 줄줄이 승진하거나 승진 예정자에 올라 관심이 쏠린다. 김갑연 자치행정국장이 3급에서 2급으로 승진했으며 정원춘 자치행정과장(4급)은 농정국장 직무대리에 임명돼 승진을 눈앞에 뒀다.
김찬배 행정팀장(5급) 역시 4급으로 승진 문화정책과장 자리에 앉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승진을 위해선 '자치행정' 라인을 타야 한다는 촌평도 감지되고 있다.
내포=강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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