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산으로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찾는 수요가 급증하자, 덩달아 원자재 가격도 상승해 관련 업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원자재 납품업체들이 메르스 관련 제품이 품귀현상을 보이자, 이를 기회로 자재와 유통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마진 극대화에 나섰기 때문이다.
25일 지역 중소기업 등에 따르면, 메르스 사태가 한 달이 넘어서면서 진정국면에 들어섰지만,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찾는 수요자는 여전하다. 이에 따라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체들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24시간 공장시설을 풀가동하며 제품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정작 생산활동에 비해 실질적인 이익은 크지 않아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관련된 제품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원자재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가격이 큰폭 상승했고, 이에 따른 유통단계 가격도 올랐기 때문이다. 세종에서 의약품과 의료기기 등을 제조하는 (주)에프에이(대표 남윤제) 역시 기존 제품을 생산해 담는 용기 등의 자재 가격이 30~40% 상승하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남윤제 대표는 “주문량이 많아지면서 매출도 늘었지만, 실질적인 이익은 그리 크지 않다”며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경우 가격도 올려야 하지만, 기존 거래처와의 계약조건이 있어 그렇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재를 구입하기 위해 선입금을 하지 않으면, 이에 대한 용기 등을 받지 못해 여신을 깔고 나갈 수 밖에 없다”며 “이렇다 보니 들어오는 대금보다 나가는 대금이 많아 자금운영에도 부담이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메르스로 인한 마스크와 손세정제 등의 수요가 늘면서, 이들 제조업체보다 원자재 제공업체와 유통업 등에서 더 많은 이윤을 남기고 있다.
지역 중소기업 관계자는 “관련제품의 판매가 늘면서 주변에서는 관련 업종이 대목을 맞았다고 하는데, 정작 자재 등에서 가격이 상승해 큰 이익을 없다”며 “우리 업종보다 원자재 납품과 유통업에서 더 많은 이득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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