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건강]콩팥병, 소변 걱정할 때가 아닙니다

  • 문화
  • 건강/의료

[이슈와 건강]콩팥병, 소변 걱정할 때가 아닙니다

기능 약해지면 체내 노폐물 축적, 말기신부전 오면 투석·신장이식 심근경색증 등 심뇌혈관 질환 발생률 정상인보다 10배 높아져

  • 승인 2015-06-22 14:10
  • 신문게재 2015-06-23 9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이슈와 건강] 만성콩팥병 바로알기

▲ 김성숙 대전선병원 신장내과 과장
▲ 김성숙 대전선병원 신장내과 과장
20년 째 당뇨병을 앓아온 김 씨(73)는 식이조절을 비롯한 꾸준한 관리를 통해 별다른 합병증 없이 지내왔다. 그러던 어느 날, 병원을 찾은 김 씨는 급격히 나빠진 콩팥의 상태를 확인하게 됐다. 즉시 큰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은 결과, 곧바로 투석을 준비해야 하는 상태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콩팥은 기능의 50%를 상실할 때까지 별다른 이상신호를 보내지 않는다. 이에 만성콩팥병을 '침묵의 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대전선병원 신장내과 김성숙 과장의 도움말로 만성콩팥병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서서히 다가오는 만성콩팥병=사람의 신장은 어른 주먹 정도의 크기에 강낭콩 모양이며 적갈색을 띤다. 콩 모양에 팥 색깔을 가졌다 하여 보통 신장을 콩팥이라고 부른다. 콩팥은 등 쪽 가장 아래 갈비뼈 바로 밑에 척추를 사이에 두고 양쪽에 하나씩 총 2개가 있으며, 요관을 통해 방광과 연결되어 있다.

콩팥을 흔히 소변을 만드는 장기라고만 알고 있으나, 실제로 하는 일은 다양하다. 혈액을 걸러서 노폐물을 소변으로 배설시켜주는 배설기능 외에도 체액량 및 구성성분을 균형 있게 조절하는 조절기능, 혈압을 조절하고 조혈호르몬을 생산하여 적혈구를 만들고 비타민 D를 활성화시켜 뼈를 튼튼하게 만드는 내분비기능을 갖고 있다.

만성콩팥병은 과거에 '만성신부전'으로 불리던 질환으로, 콩팥의 손상으로 정상적인 콩팥의 역할을 수행하는 능력이 감소된 상태를 말한다. 만성콩팥병은 서서히 콩팥의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사구체여과율이 3개월 이상 기준 이하로 감소하거나, 3개월 이상 콩팥의 구조적 또는 기능적 이상의 증거가 존재하는 경우 만성콩팥병이라고 진단할 수 있다. 신기능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인 사구체여과율은 사구체에서 여과액이 생성되는 속도를 말하며, 정상인의 경우 분당 90~120㎖ 정도다.

▲치료시기 놓치면 투석, 이식 등 고려해야=만성콩팥병의 3대 원인질환으로는 당뇨병, 고혈압, 만성사구체신염이 꼽힌다. 만성콩팥병은 신장 자체로 인한 것이기 보다는 당뇨병이나 고혈압같은 전신질환의 합병증으로 발생하는 것이 70% 가량을 차지한다. 따라서 당뇨병과 고혈압만 잘 관리해도 만성콩팥병의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으며, 그밖에 원인으로는 다낭성 신장병과 같은 콩팥병, 루프스와 같은 전신성자가면역질환, 반복적인 요로감염, 요로폐쇄 등이 있다.

콩팥의 손상으로 인해 기능이 약해지면 노폐물이 몸에 쌓이고 체내 수분, 전해질, 산염기 조절기능에 이상이 오며, 호르몬 생산 장애로 빈혈, 골질환, 고혈압이 생기게 된다. 또 콩팥 기능이 떨어지면 피로감을 잘 느끼고 전신 가려움증과 손발이 붓는 증상이 나타난다.

결국 만성콩팥병 환자는 콩팥 기능 장애로 여러 가지 증상을 보이게 되며, 이러한 증상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난다. 그러나 증상이 모호하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말기신부전에 이르게 되어 투석이나 신장이식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만성콩팥병은 사구체 여과율 감소의 정도에 따라 5단계로 나눌 수 있다. 정상 혹은 경도로 구분되는 1~2단계에서는 단백뇨 등 신손상의 증거나 경한 신기능의 감소가 나타날 수 있고, 3단계에서 5단계로 갈수록 신기능의 감소가 심화되어 5단계에는 말기신부전 상태에 이른다.

▲조기발견, 조기진단, 조기치료 필수=만성콩팥병은 1~2단계에서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조기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심각한 상태가 돼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3단계 이상에서 발견됐을 경우에는 이미 신기능 장애로 인해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날 때이고,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칠수록 그 결과가 좋지 못하다.

말기신부전에 이르면 생존을 위해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필요하다. 투석에는 혈액투석과 복막투석 두 가지 방법이 있으며, 콩팥이 더 이상 작동하지 못할 때 이 기능의 일부를 대체하는 역할을 한다. 보통 콩팥의 기능 10~15% 정도 남아있을 때 투석을 받게 되는데, 이 상태에 다다르면 메스꺼움, 구토, 부종, 피로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투석을 받아도 여러 합병증 때문에 매년 투석을 받는 만성신부전 환자의 12~15%가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심근경색증, 뇌졸중 등 심뇌혈관 질환의 발생률이 정상인보다 10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만성콩팥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정기검진을 통해 조기발견, 조기진단, 조기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만 만성콩팥병의 진행을 늦추거나 멈출 수 있는 치료가 더욱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아울러 만성콩팥병은 근본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질환은 아니지만,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병의 진행을 막고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다. 우선 음식은 되도록 싱겁게 먹고 가급적 단백질 섭취는 줄이는 것이 좋다. 체중 조절 및 금연, 금주도 필요하다. 또 일주일에 3일 이상 1시간 이내의 규칙적인 운동은 만성콩팥병의 진행과 합병증 관리에 도움을 준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3.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4.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1.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2.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3.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4.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5.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