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떨리는 채소값 '메마르는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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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떨리는 채소값 '메마르는 밥상'

극심한 가뭄·메르스 여파 배추 등 농산물 2배 올라…7~8월 인상예고

  • 승인 2015-06-21 16:37
  • 신문게재 2015-06-22 5면
  • 박수영 기자박수영 기자
오랜만에 재래시장을 찾아 장을 보던 주부 김모(34·여)씨는 배추 1포기 가격이 4000원으로 지난해보다 2배가량 오른 데 한숨을 내쉬었다.

채소는 눈으로 직접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위협을 불사하고 시장에 나섰지만 장바구니에 채소를 담기엔 가계 부담이 컸다.

김씨는 “배추처럼 항상 밥상에 올라가는 채소 가격이 올라 장을 볼 수가 없다”며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평소보다 구매량을 줄이고 조금이라도 가격이 싼 것을 고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42년 만의 극심한 가뭄과 메르스 여파로 인해 채솟값이 폭등하고 있다.

배추는 금배추, 무는 금무라는 말이 붙을 정도로 농산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밥상 물가도 함께 뛰었다.

2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KAMIS 농수산물 가격정보'에 따르면 지역 전통시장 도매가격(19일 기준)을 보면 배추 1포기는 4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900원) 대비 무려 2배 가까이 급등했으며, 지난해 1000원에 판매되던 무(1개)가격도 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배춧값 폭락으로 재배 면적이 줄어든 것이 주요인이다.

더불어 올해 이상 고온 현상과 가뭄으로 작황이 부진해져 공급 부족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또한 이마트에서 지난해 2000원에 판매된 양배추도 3680원으로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대파 가격 역시 역전시장과 대형마트에서 각각 3000원, 4500원에 거래되면서 지난해 대비 무려 1000원이상 가격이 뛰었다.

과일 가격 역시 오름세를 보이면서 장바구니 물가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제철 과일 가운데 토마토만 평년 수준 가격을 유지하고 있을 뿐 수박은 8.3% 참외 4.3% 올랐다.

이 때문에 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에서는 체리·망고·블루베리·포도 등 국산보다 저렴한 수입 과일이 소비자의 선택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7~8월에도 채소 가격은 오를 전망으로 주부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가뭄 피해가 커지면서 채소 출하가 지연되고 재배 단수가 줄어들 것으로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농업관측센터는 지난 10일, 6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강원 영월, 경북 영양 지역의 노지봄배추 출하량이 지난해 및 평년보다 16~34%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랭지 배추도 7~9월 출하량이 9~22% 줄어들어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대형마트의 한 관계자는 “지속되는 가뭄과 한여름 날씨 속 복숭아, 포도 등의 여름 과수들이 본격적으로 출하되지 못한 틈을 타 수입과일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특히 채소류의 경우 아직은 산지에 확보해둔 물량이 있어 상품 운영에 영향을 덜 받고 있지만 소비자의 가격 부담을 낮추기 위한 할인 행사 등은 예년에 비해 제한적으로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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