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홍열 충남도의회 농업경제환경위원장 |
국민여론까지 가세해 대통령과 행정부에게 위기 대응능력 부재라며 현 정부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고 그래도 대응이 미흡하자 급기야 대통령 담화와 사전 계획된 방미일정까지 연기하는 사태로까지 번져 방역수위 강도를 한층 드높였다.
여기에 각 급 학교의 휴업이 이어지고, 대단위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고 관광·숙박업이 침체되는 등 의료문제에서 경제·사회문제로 비화됐으니 얼마나 많은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었는가를 짐작하게 할 수 있다.
다행인 것은 WHO(세계보건기구)로부터 의료강국인 한국에서 충분히 컨트롤 가능하다고 인정한다는 점에 안도하고 있다. 다소의 잡음과 미숙함이 있지만 온 국민과 범정부 차원의 방역대책에 힘입어 조만간 확산은 줄어들 것으로 판단된다.
고개를 돌려 우리국민들 대부분 느끼면서도 '잊고 사는 것' 한번 들여다보자.
올해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인구 10만명당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20년 넘게 부동의 수위를 지키고 있다.
2013년의 경우 5092명, 지난해는 4762명이 사망해 하루 평균 13명 내지 14명꼴로 도로위에서 사지 멀쩡한 사람들이 죽어 나갔다. 자살자수를 살펴보자. 2012년 1만4160명, 2013년 1만4427명으로 교통사고 사망률 수치를 훨씬 상회해 하루 평균 38명 내외가 삶을 비관하며 세상과 이별한다.
또 있다. 지난해 세월호 사고로 304명이 스러져 간 것을 비롯해 각종 시설물 관리부실 등 안전사고로 사망한 인원이 355명, 올해 벌써 21명이 숨졌다. 공기로 전염된다는 결핵은 또 어떤가. 매년 4만명의 새로운 환자가 보고되고 2000여명이 사망한다.
다시 메르스로 돌아가자. 우리는 왜 그토록 이번 메르스에 대해 과도하리 만큼 집착하고 긴장하는가. 급속도로 퍼지는 전파력에 따른 공포심 때문이었나, 아니면 과도한 공포의 조장이었나?
메르스 말고도 위와 같이 연중에 걸쳐 질병, 자살, 사고사 등 하루 평균 50여명이 넘는 의도치 않은 사망자가 발생한다. 이에 대해 대다수 국민과 정부가 무덤덤한 일상사로 받아들이다 보니 감각조차 무뎌져 버린 것처럼 보인다.
사망의 원인이 자의 던 타의 던 인명은 모두 소중하다. 이 같은 '무관심속에 묻힌 죽음'에도 적극적이고 일관된 인명중시 정책이 중요하다. 여기에 메르스 관심의 반만이라도 기울여 보자. 안타까운 죽음이 지속되지 않도록 철저한 관심과 예방대책으로 간다면 죽음으로부터 한사람이라도 더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것이 진정 선진국으로 가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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