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의 경우 '참사'로 국민적 애도 분위기 속에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지만, 메르스는 정부의 초기 대응 실패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기부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지역 기업 등에 따르면,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확산이 지속되면서 지역에서는 계룡건설과 하나은행, 금성백조 등 단 3곳 만이 메르스 퇴치와 의료진 노고 격려를 위해 성금을 기탁했다.
금성백조주택(회장 정성욱)은 이날 병원 내 메르스 감염 위험에도 불구, 감염자에 대한 관리와 치료, 추가 예방 등을 막기 위해 불철주야 고생하는 의료진들의 격려를 위해 3000만원의 성금을 시에 전달했다.
앞서 12일에는 하나은행 충청영업그룹(대표 함영주)가 대전시를 방문해 메르스 퇴치기원 특별성금 4000만원을 기부했다.
특별성금은 지역에 많은 메르스 환자 발생으로 공무원과 의료진 등이 감염 확산 방지 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지역과 지역민, 의료진의 사기진작 차원에서다.
지난 10일에는 계룡건설(회장 이인구)이 대전시와 충남도에 각각 1500만원씩 모두 3000만원의 특별 성금을 기탁했다. 계룡건설은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면서 병원 의료진들이 시민들의 불신과 밤낮없이 환자 곁을 지키면서 극심한 피로 등을 겪고 있는 의료진의 노고를 격려하기 위해 성금을 내놨다.
하지만, 이들 3곳을 제외한 대부분 기업들은 메르스 확산에 따른 사회적 혼란 속에서도 기부활동을 하지 않아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이는 세월호 당시 지역의 많은 기업과 시민단체들이 기부에 동참해 아픔을 함께 나눈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 세월호 피해자를 돕기 위해 중소기업중앙회 대전충남지역본부가 '범중소기업계 희망모금운동'을 전개할 당시 지역 48개 중소기업과 개인이 적극 동참했다.
지역 기업들은 메르스 확산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관망하기 어렵고,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 기업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다는 입장이다.
지역 제조업체 관계자는 “세월호 당시 전 국민이 슬픔에 빠졌다. 당시 기업은 물론 시민들도 스스로 나서며 봉사와 기부활동에 나섰다”며 “메르스는 참사가 아닌 전염병으로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에 분노하고 있지만, 지역 기업 중에서 드러내지 않고 기부와 봉사활동을 하는 곳도 많다”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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