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대망론'이라는 한 수는 여야에게 어떤 의미일까.
차기 총선·대선을 앞두고 캐스팅보트였던 충청민심을 자극하는 동시에 여전히 승리에 영향을 미치는 유효한 카드로 보는 한편, 지지율 상승을 위한 모멘텀은 되더라도 영·호남의 호구(虎口)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키 어렵다는 시각이 병존하고 있다.
그러나 충청권의 지위는 대마불사(大馬死)에 가깝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만큼 충청권이 지닌 의미가 중대하며 충청민 선택에 따른 파급력이 각 당의 향배를 가름할 것으로 점쳐지는 탓이다.
하지만 성완종 리스트 파문 등으로 충청대망론의 기세가 하락, 표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두고 대망론이 지역민의 염원이자 각 당에 매력적인 행마(行馬)인 것은 분명하나 이를 과시한 데 대한 영·호남 패권주의의 견제를 받은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충청대망론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일이다. 지역과 손을 잡아 권력을 잡아야한다거나 지역 출신이 이유없이 돼야한다는 공식에서는 벗어나야 한다. 시대의 고민과 비전이 담긴 시대정신의 재무장이 필요하다. 진화된 충청대망론이 절실하다는 얘기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자 강창희 의원의 총선 불출마로 충청권 맏형으로 자리잡을 이인제 의원(논산·계룡·금산·사진)을 만나 충청대망론의 과정을 복기, 충청권이 나아갈 길을 논해봤다.<편집자 주>
-이인제 의원이 생각하는 충청대망론은.
▲정치에서 지역은 무시할 수 없는 한 요소다. 로컬리즘은 고향을 사랑하고 지역간에 균형을 이루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때는 좋으나, 지역주의가 상대를 부정·배타해 갈등할 때, 패권을 추구할 때는 자신을 비롯 모두에게 재앙을 가져다 준다. 우리 정치사에서 권의주의와 민주주의가 충돌하면서 지역주의가 동원됐다. 이 지역주의는 패권으로, 갈등의 사안으로 작용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이른바 영·호남 지역구도가 그것이다. 부정적인 영·호남 구도의 로컬리즘을 극복하고, 모든 지역이 평등·균형을 이뤄 상호발전을 도모하는 새로운 정치로 나아가는데 충청은 꼭 필요한 요소다.
대망론도 이 맥락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승만 대통령 이래 55년 동안에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제외하면 모두 영남 출신이었다. 결국 영·호남 지역 대결 구도에 그쳤다. 이것은 극복돼야 한다. 그런 낡은 구도를 극복하고 균형잡힌 정치로 진화하기 위해 충청 대통령이 등장해야 한다. 지역은 패권적 요소가 아닌 하나의 기반이다. 이 때문에 충청대망론이 패권적, 대립갈등을 조장하는 차원에 출발한다면 이는 충청에 불행한 일이고 나라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치의 진화를 위해 낡은 정치를 깨고 튼튼한 정치를 만들기 위한 역할을 해야한다는 자세로 충청대망론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
-충청권 대망론이 성완종 리스트 파문 등으로 미생(未生)에 그쳤다는 지적에 대한 생각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죽음은 충청대망론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성 전 회장의 죽음과 그가 남긴 리스트로 인한 파문은 대망론과 상관이 없고, 그것 때문에 충청대망론이 상처를 입거나 중단될 이유도 없다. 다만, (성 전 회장에게나 지역에) 모두 불행한 일이며 지나가는 하나의 파도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김종필 전 총재 등과 인연이 적지 않다. 시대가 요구하는 충청권 맹주·리더상은.
▲충청권 맹주라고 하는 용어는 좋지 않다. 언론에서도 사용하지 않기를 당부한다. 3김(김영삼·김대중·김종필)시대에는 맹주라는 표현이 틀리지 않았다. 그분들의 권위가 절대적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로컬리즘 차원에서 쓰였다. 그러나 이제는 3김 시대가 지났고 지역구도가 많이 완화됐다. 맹주의 시대는 서로 패권을 다투며, 선거때에 서로 대립하고 부정하는데 에너지가 동원됐다. 때문에 지금의 상황에서 절대적인 권위를 생사하는 맹주가 등장해야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다. 영남이나 호남에서도 맹주는 없다. 맹주의 시대로 가서도 안된다.
-일각에서는 지역정당의 필요성도 제기되는데.
▲나쁜생각은 아니다. 그러나 큰 흐름으로 보면 한국은 다당제보다 양당제로 발전하는 것이 맞다. 내각제일 경우, 다당제를 할 수도 있다. 연정제가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사례에서 보듯이 여러당이 존재하지만 결국, 연합으로 항상 양당 구도로 하고 있고, 영국도 항상 변화가 있으나 두 당의 체제로 가고 있다. 소수정당이 있을 필요가 있지만, 충청이라는 지역주의를 가지고 다당제의 한 축이 되는 것은 충청을 또 죽이는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다.
-충청권이 완생(完生)하기 위한 제언을 한다면.
▲맹주의 시대로 가서는 안되기에 충청은 잘못된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모든 국민에게 더 큰 비전과 희망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야한다. 더불어 지역주의로 인해 분열·대립했던 국민들 마음을 하나로 통합하고, 그 노력을 하는 지도자가 많이 등장해야 한다. 거기에는 서열이 있을 수 없다. 초선이고 6선이니 하는 차이도 있을 수 없다. 미국의 경우를 보자. 오바마 대통령은 초선인데도 대통령을 하고 있다. 우리도 이제는 맹주를 고대해서는 안된다. 충청에 기반한 정치인들이 선진화된 정치비전과 희망을 가지고 충청민들과 함께 새 시대를 끌고 가겠다는 열정을 보여햐할 때다. 저 역시도 작은 힘이나마 그 역할에 기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내년 총선은 충청권에게 어떤 의미인가. 그리고 총선 승리를 위한 포석으로 해야될 일은.
▲당 차원을 떠나 충청의 시각에서 보면 과거 영·호남 대결 구도에서 선거때마다 어느 쪽을 편들까 고민했다. 또 충청이 한 쪽을 선택해 손을 들어주면 그 쪽이 승리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그러나 내년 총선에서는 충청의 정체성을 살려야 한다. 이제는 낡은 틀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것을 거부하는 대신, 어느 당이 혁신을 통해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가, 어떤 인물이 미래지향적인 포부와 열정을 가졌는가. 그런 당과 인물을 키워주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거기서 충청의 정체성을 찾아나갈 때 한국 정치를 주도하는 에너지가 만들어질 것으로 본다.
이를 위해 새누리당은 노력할 것이고, 부단하게 뼈를 깍는 자기 혁신과 보수 혁신을 주창, 노력하고 있다.
국민들이 힘들어하고 절망하고 있는 문제들과 관련 현실적인 해법적인 정책과 대안을 가지고 선거에 나가려고 한다. 또 걸맞는 인물을 발굴·육성해 내세울 것이다. 충청의 정체성을 찾는 자각, 당의 혁신적 노력들이 합쳐질 때 충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고, 내년 총선에서 충청 대망론도 꽃을 피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진통일당이 새누리당과 합당한 지 2년여가 넘었으나 약조했던 7개항 대부분의 성과가 여전히 부진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7개 합의한 것을 꾸준히 리마인드시키고 추진해 나가고 있다. 하나하나씩 움직이고 있다. 예컨데 구리에서 세종까지 연결하는 제2경부고속도로 구체화 단계에 가있고, 그밖에 여러가지 추진된 것도 있는데 충청 지방은행 창설 추진은 아직 답보 상태이나 시간을 가지고 노력해서 합당정신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겠다.
-이 의원이 발의했던 약사법이 최근 국회를 통과했다.
▲인삼은 건강식품과 한약재 두가지 용도로 쓰이는데, 약사법이 강화되면서 한약재로 쓰이는 인삼의 경우, 다른 한약재와 똑같이 약사법에 의해서 엄격한 규제를 받게 됐었다. 이 때문에 인삼 농가나 인삼을 다루는 중소상인들은 한약재로써의 인삼을 취급 할 수 없게 됐고, 30여개의 법인 등의 인가받은 업체만 할 수 있다.
인삼 농가나 중소 상인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인삼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됐다. 이 배경에서 인삼은 인삼산업법이 있으니 농가나 중소상인들이 종전처럼 한약재로써의 인삼도 취급할 수 있도록 하는 약사법에 예외조항을 두는 개정안을 냈다. 4년간 많은 논의를 거친 끝에 안정성을 보강하는 조치 등을 통해 관철시켰다. 반대도 있었지만 인삼관련 종사자들의 생존권을 위해 잘 개정됐다. 농가와 중소상인들의 생존권이 보장되고 인삼 시장의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많은 기대가 된다.
-논산시가 추진하는 KTX훈련소역은 어떻게 보는지.
▲논산시장이 추진하고 있는데, 훈련소역 시설이 타당한지 용역을 맡기고 1억원이 예산에 편성돼 용역을 발주한것으로 알고 있다. 신설했을 때 이용객이 얼마인가 유지관리 비용이 얼마인지를 비롯한 경제성과 타당성이 나올 것이다. 타당하다 하더라도 역사를 새로 설치하려면 그 비용을 논산시가 다 부담해야 한다. 토지나 건설비가 줄잡아 1000억원 정도 될 것이다. 논산시가 부담하는 것에 대해 논산 시민들이 동의할지는 모르겠다. 현재 논산역에 하루에 상하 16편의 KTX열차가 정차하고 있다. 여기에 논산시민들 중에 논산역을 이용키 어려워 경계에 있는 공주역을 이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나 이 문제는 정치적으로나 지역 감정을 내세워서 접근할 사안이 아닌 만큼. 우선 용역 결과를 지켜봐야할 것 같다. 타당하다고 할 경우 논산시가 건설비 부담이 가능한지를 봐야할 것이다.
-지역민들과 중도일보 독자들에게 한마디.
▲제가 많은 정치적 좌절을 겪었지만 제 정치적인 비전이나 포부, 순수한 열정을 믿어 주시고 대변자로 계속 키워주신것에 대해 지역민들께 항상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주민들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항상 열정과 순수성을 가지고 초심 그대로 지역과 국가 발전, 국민 통합과 나라의 통일을 위해서 몸을 불태우는 정치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드린다. 앞으로 변함없는 사랑으로 성원을 부탁드린다.
대담=김재수 취재2부장(부국장)
정리=강우성 기자·최소망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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