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역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확진 환자 발생 추이가 소강상태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을지대병원의 잠복기가 남아있고, 새로운 3·4차 감염자가 발생해 '방심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15일 본보가 대전지역 메르스 감염자 확진일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16번 환자(40)가 확진 판정을 받은 뒤 하루 적게는 1명, 많게는 6명까지 환자가 발생해왔다.
16번 환자는 지난달 15~17일 국내 첫 번째 감염자(68)와 같은 병동(평택성모병원)에 머물다 메르스에 감염됐다. 그가 퇴원 후 대청병원(5월 22~28일)과 건양대병원(5월 28~30일)에 입원하면서 대전에 메르스 확산이 시작됐다.
초기에는 16번 환자와 같은 병실을 사용한 환자들 중심으로 메르스 감염이 확인됐다. 지난 1일 16번 환자와 건양대병원 같은 병실에 입원했던 23번(73), 24번(78)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지난 12일 충남대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
2일에는 대청병원 같은 병실에 있던 30번 환자(60)의 감염이 확인됐다. 4일은 건양대병원 같은 병실에 있던 31번(69), 36번(82) 환자도 감염됐다. 36번 환자는 지난 3일 숨졌고, 다음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3차 감염자 중 첫 번째 사망자이기도 하다.
5일에는 대청병원 동일 병실에서 38번 환자(49)가 나왔다. 6일엔 병실이 아닌 동일 병동에서 첫 환자가 발생했다. 16번 환자가 입원했던 건양대병원 병실 맞은편 1인실 환자를 간병하던 남편(65)이었다. 또 대청병원 같은 병실에 있던 간병인(63·여)도 감염됐다.
7일에는 환자가 6명으로 늘었다. 건양대병원에선 36번 환자를 간병하던 부인(83)과 동일 병동 입원 환자(65)가 확진자 명단에 추가됐다. 대청병원에선 같은 병실 간병인(66·여)과 동일 병동 입원 환자 84번(80·사망자), 86번(76·여), 87번(78·여) 등 모두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8일엔 건양대병원 동일 병동에 입원했던 95번 환자(76)도 감염이 확인됐다. 또 16번 환자에게 옮은 3차 감염자가 아닌, 14번 환자(삼성서울병원)에게 감염된 3차 감염자가 발생했다. 90번 환자(62)도 을지대병원에서 격리돼 있다가 지난 10일 사망했다.
9일은 건양대병원과 대청병원 각각 동일 병동 환자 부인(60)과 간병인(64·여)이 확진돼 치료병원으로 옮겨졌다. 10일에는 14번 환자와 삼성서울병원에서 접촉한 경우다. 110번(57·여), 122번(55·여) 환자다.
9일부터 매일 2명의 환자가 발생했지만 12일에는 4명이 확인됐다. 건양대병원 같은 병실에 있던 24번 환자의 부인(76)이 감염됐고, 대청병원 같은 병실 입원 환자(87)와 동일 병동 입원 환자(86), 간병인(65·여)이 추가로 확인됐다.
13일에는 대청병원에 파견됐던 전산업체 직원(31)이 거주지인 부산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14일에는 대청병원 동일 병동 입원 환자(84·여)와 36번 환자에게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하던 건양대병원 간호사(39·여)의 감염이 확인됐다. 이 간호사는 4차 감염자다.
지역병원 관계자는 “대전은 건양대병원과 대청병원 2곳 병실과 병동에 있던 사람들 가운데 감염자가 지속적으로 늘어왔지만 잠복기가 지나면서 차츰 소강상태를 보이는 것 같다”면서도 “새로운 4차 감염자 발생에 따른 선제적 격리 조치와 다른 진원지에서 오는 환자 파악에도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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