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첫 메르스 환자 잠복기 지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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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첫 메르스 환자 잠복기 지났지만…

건양대병원 “추가확산 없을 것” 자가격리된 의료진 속속 복귀 90번 환자 머물던 을지대병원 중환자실 있던 49명 지켜봐야

  • 승인 2015-06-14 17:20
  • 신문게재 2015-06-15 4면
  • 송익준 기자송익준 기자
● 아직은 안심할 단계 아니다

대전지역 메르스 확산이 지난 주말 진정세를 보였지만, 아직은 안심할 단계가 아니며 이번 한주가 종식을 위한 중대 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6번 환자(40)로부터 시작된 '2차 유행'이 소강상태 이고, 메르스 최대 잠복기(14일)도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어 한 고비는 넘긴 모습이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으로 부터 시작된 감염자들이 전국적으로 퍼져 나가고 있고, 타 지역에서는 4차 감염자들도 나타나고 있어 공포감은 여전하다.

▲대청병원과 건양대병원 마무리 단계?=대전에서 확진된 환자는 14일 현재 모두 26명으로, 이 중 16번 환자에게 감염된 인원은 22명에 달한다. 대청병원은 12명, 건양대병원에선 1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나머지 3명은 삼성서울병원에서 14번 환자(35)로부터 감염된 경우다. 대전에 메르스 확산이 시작된 것은 지난 달 16번 환자가 대청병원(22~28일)과 건양대병원(28~30일)에 입원하면서 부터다.

16번 환자는 지난달 15~17일 국내 첫 번째 감염자(평택 성모병원)와 같은 병동에서 생활하다 메르스에 감염됐다.

보건당국은 이날 대청병원에 대한 '코호트(이동제한)' 조치를 해제, 6층과 7층 병동에 입원했던 33명이 퇴원했다.

16번 환자가 지난달 28일 병원을 떠난 만큼 최대 잠복기가 지났고, 6~7층 병동에서 더 이상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데 따른 결정이다. 국군대전병원으로 이송됐던 24명도 퇴원을 시작했다.

다만 16번 환자가 입원했던 5층 병동 환자들은 대기 상태다. 5층에서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어 혹시 모를 추가 환자 발생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지난 13일 같은 병실과 병동에 있던 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14일에도 1명이 추가됐다.

그러나 병원 측은 메르스 최대 잠복기가 지났고,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없는 만큼 조만간 정상화될 것으로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다.

건양대병원은 내부적으로 '더 이상의 메르스 확산은 없을 것'이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먼저 16번 환자와 밀접 접촉해 자가 격리된 의료진 60여명이 복귀하고 있다. 지난 11일 14명을 시작으로, 12일 17명, 13일 13명, 14일 14명 등 모두 58명이 병원 복귀를 완료했다. 나머지 2명도 오는 17일 병원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16번 환자가 입원했던 10층 병동과 위, 아래층 병동도 오는 20일까지 순차적으로 코호트 조치가 해제된다. 현재 격리 중인 환자와 가족 등은 51명이다.

건양대병원 관계자는 “격리 중인 환자들 가운데 메르스 증상을 보이는 인원이 없고, 자가 격리됐던 의료진도 복귀하고 있다”며 “이번 주에 마무리 국면에 들어가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방심은 금물, 을지대병원과 한사랑의원 남아=대청병원과 건양대병원을 강타한 16번 환자의 메르스 여파가 지나가고 있지만 아직 방심하긴 이르다. 삼성서울병원에서 14번 환자(35)로부터 감염된 2차 감염자 3명이 남았기 때문이다.

90번 환자(62)는 지난달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14번 환자에게 감염됐다. 이후 을지대병원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거쳤다.

90번 환자가 병원을 찾은 지난 6일 오후 6시 37분에서부터 음압병상으로 격리된 지난 8일 오후 2시 10분까지 접촉한 인원은 283명에 이른다. 이 중 코호트 조치를 받은 인원은 61명이고, 의료진 41명은 자가 격리 중이다. 응급실과 중환자실을 찾은 면회객은 각각 108명, 71명이다. 이들도 자가 격리된 상태다.

문제는 이 기간 동안 중환자실에 머물던 환자(내과계 26명·외과계 23명)들이다. 중증질환을 앓고 있어 상대적으로 면역력이 약한 상태다. 다행히 증상을 나타내는 환자는 아직 없고, 일부 환자들에게 실시한 진단 검사에서도 음성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병원 측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90번 환자가 격리된 지난 8일을 기준으로 잠복기를 계산하면 오는 22일까지는 환자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서 머물렀던 110번(57·여), 122번(55·여) 환자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110번은 서구 둔산동 한사랑의원, 122번 환자는 중구 부사동 한사랑의원에서 진료를 받았기 때문이다.

한 지역 감염내과 전문의는 “대청병원과 건양대병원을 휩쓸었던 16번 환자의 메르스 여파가 이번 주 안으로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90번 환자가 머물렀던 을지대병원이 가장 큰 변수다. 최선의 시나리오는 추가 환자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지만 접촉자 중에 추가 환자가 발생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순 없다”고 밝혔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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